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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511회 아벨의 후예 Ch 23. 핍박에 굴하지 말라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8.25 | 회차평점 0 0

 

 

 

 

 

 

Chapter 23. Reformation : 핍박에 굴하지 말라

 

 

 

 

 

 

 

   날이 갈수록 사역팀에게 맡겨지는 임무의 난이도는 조금씩 조금씩 증가했다. 네 명의 청년은 꾸준히 하나님으로부터 훈련과 연단을 받은 덕에 믿음의 실력과 마음이 성장하였지만, 그것만으로는 매순간 새로이 주어지는 더 깊은 소명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더 자기 자신의 알량한 힘을 의지하려는 습관을 버려야 했다. 특히 팀의 지도자인 리온은 매순간 마음속의 미세한 죄, 의심, 두려움, 자아를 감지하고 성찰해야 했다. 그는 이런 허물들을 과감히 잘라버린 뒤 성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이런 연습에 매일 부단히 애써야만 했다.

   그분의 음성은 섬세하고 세밀했다. 원수의 속삭이는 유혹의 소리, 혹은 자기 내면에서 나온 자아의 목소리와 분간하기 어려울 때도 자주 있었다. 외국어 듣기 평가 점수를 높이려면 반복해서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 하듯 하나님의 음성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리온의 훈련은 순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그가 대언자로서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도록, 아직 그의 안에 남은 모든 불순물을 태워 없애시겠노라고 약속하셨다.

   [범사에는 기한이 있단다(전 3:1). 때로는 오지에 복음을 전파해야 하고, 때로는 회개를 촉구해야 하고, 때로는 거짓과 맞서 싸워야 하고, 때로는 지도자를 꾸짖어야 하고, 때로는 기도로 영적 전투에 참여해야 한다. 바로 그런 ‘때’를 분별하기 위해서 너는 내게 질문하기를 게을리하지 말거라.]

   리온, 재현, 지현, 그리고 찬영은 같이 여러 Upol을 누비며 하나님께서 맡기시는 일들을 수행했다. 장소마다 맡겨지는 일의 형태는 조금씩 달랐다. 어떠한 때는 한 곳에 지박령처럼 오래 남아서 일을 해야 했지만, 다른 때는 물 흐르듯 술술 일이 진척되기도 했다. 일이 잘 안 풀려 답답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 겸손의 마음가짐과 주님께 일을 내려놓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미 지난 여행 때 하늘도시에서 수많은 거짓과 맞서 싸웠던 리온은 복음을 방해하는 거짓된 세력을 분별하는 눈이 기가 막힐 정도로 예민하게 발달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가는 지역마다 풍토병처럼 들끓는 온갖 이단 종파를 어느 하나 결단코 좌시하지 않았다.

   리온은 각 지역의 신실한 교회들에게 권면하여 거짓 교리를 철저히 경계하고 끊어내도록 가르쳤다. 심지어는 이단 교회의 교인들 앞에서까지 당당하게 성경을 설파하며 그 종파의 교인들이 그간 거짓에 속아왔음을 직면시켜 주었다.

   이 모든 일에서 그는 무력이나 불법적인 방법은 일절 동원하지 않았다. 오로지 비폭력의 정신을 기반으로 이단과 맞섰다. 이단 교주들은 분노하여 리온을 없애고픈 유혹을 느꼈으나 그 일은 그들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리온 곁에는 삼장법사를 호위하는 요괴들 이상으로 믿음직스러운 세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현은 리온이 처음에 당부했던 대로 폭력적인 수단은 철저히 금하도록 스스로를 봉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강력한 힘과 융화된 육체를 지닌지라 내뿜는 기백만으로도 적을 쫓기에는 충분했다. 때문에 이단 교회의 하수인들은 감히 리온 일행을 해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미 초월 진화의 표식으로 인해 초월적인 감지 능력을 획득한 2등 시민들은 재현에게서 느껴지는 특수성을 선명히 감지할 수 있었다.

   ‘뭐가 저렇게 거대한 힘이 있을 수 있지?’

   한없이 맑고 순진하고 착한 표정의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시무시한 이능력, 그 힘을 느낀 이단 무리는 지레 겁을 먹었다. 당장은 이렇게 겁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직 리온 일행은 여러 세계를 호령하는 거대 컬트 무리와는 충돌하지 않았기에 따로 체계화된 무력 집단을 상대할 일은 없었다.

   한편 조금 더 실용적인 도움을 준 쪽은 바로 찬영이었다. 그는 소방관 출신답게 누군가를 구출하거나 보호하거나 재빨리 일행을 데리고 대피하는 데 능숙했다.

   사실 큰 충돌이 없다고는 해도 아예 마음을 놓을 수준은 아니었다. 종종 무력의 충돌로 이어질 뻔했던 습격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은 생겼다. 그럼에도 사역팀이 손쉽게 외부 지역으로 달아날 수 있던 데는 찬영의 공로가 컸다.

   그가 리온 곁에 딱 붙어 보좌하고 보호하는 동안은 대부분의 에너지 계열 공격이 상쇄되어 소멸되었다. 여기에 찬영과 재현과의 공명까지 더해지면 초능력 계열 공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면역 효과가 생겼다. 덕분에 리온은 두부 같은 신체 내구도로도 위기를 거뜬히 피하였다.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하지만 리온은 걱정이 되었다. 그는 재현과 찬영에게 당부했다. 너무 이능력에 의존하다보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생길까 두려웠다. 도덕적인 훈계를 두려는 말이 아니라 순수하게 둘이 걱정되어서 한 말이었다. 그때마다 둘은 되도록 이능력 사용을 피하겠노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일행 전체가 습격으로 위기에 처할 때 불가피하게 능력을 써야 하는 부분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리온도 이 부분은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었다. 고맙기도 했고. 물론 그렇다고 충고의 당부를 생략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외부 세력이 주목하지 않도록 자제해주시는 게 좋을듯해요.”

   그 말대로 인류연합이나 초인들의 시선을 끌어서 좋을 일은 없을 테니까.

   “알겠어요.”

   다행히도 두 이능력자 모두 온순하고 순종적이었기에 긴고아 같은 제어구 따위는 필요 없었다. 서로를 향한 사랑, 신뢰, 존중, 신의만큼 좋은 족쇄는 없었다.

 

 

 

 

 

 

 

 

*

 

 

 

 

 

   한 번은 찬영이 리온에게 질문했다.

   “목사님,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금 우리가 전도에 애쓰는 것이 과연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음, 왜 그렇게 생각하셨나요?”

   “그건…….”

   “혹시라도 우리를 핍박하거나 매도하거나 조롱하는 사람들 때문인가요?”

   그런 이유도 없잖아 있었다. 찬영은 전에 사람들의 육신적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 일을 하던 사람이었다. 플레어파이터라는 칭호를 획득할 만큼 실력도 뛰어났다. 목숨을 구해낸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그때마다 건짐받은 당사자와 그 가족,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은 감격에 사무쳐 찬영에게 감사를 전했었다. 사람들은 그만큼 육신의 생명이 귀중한 줄은 잘 알았던 것이다.

   극적인 회심 이후의 찬영은 한 영혼의 영원을 구조해내는 일의 가치가 육신 구원의 가치보다 비할 수 없이 훨씬 더 큰 것임을 철저히 깨달았다. 본인이 직접 사경을 헤매던 중 하나님과의 영원한 분리, 곧 지옥이라는 실체의 실재를 체험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그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해줄 권세가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가 얼마나 절실하고 아름다운지도 철두철미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내심 사람들이 자기 영혼의 죄로부터의 구원 받는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절실함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그는 소방관 일을 하면서 불에서 건짐받은 사람의 기쁨을 많이 목격해왔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의 기대와 달랐다. 대다수 사람은 물리적 재난으로부터 구원받는 데는 관심이 있었으나 정작 영원한 지옥으로부터의 구원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리온이 아무리 복음을 전하고 성경 말씀을 가르쳐도 받을 사람들만 받고 받지 않을 자들은 아무 고마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때 여러 의문이 들었다. 과연 신약성경에서 가르치는 ‘예정’ 교리의 본질은 무엇일까?     예정에 들지 못한 자는 뭘 해도 구원받을 방법이 없단 말인가? 그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구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단 말인가? 하나님께서 너무 가혹하신 것은 아닐까? 만일 구원이 창세 전부터 예정되어 있다면 신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전도하는 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질문이 맘을 맴돌았다.

   “많은 신자들이 깊이 고뇌하며 씨름하는 문제네요.”

   “솔직히 연약하고 부족한 저로서는 아직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음, 그 어떤 인간에게도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완전히 조화시켜 이해하기란 불가능할 거예요. 우리의 인지 체계는 시간이라는 축 안에 갇혀있으니까요.”

   리온은 솔직히 그 질문에 대한 만족스러운 대답만큼은 그 어떤 뛰어난 신학자도 감히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믿는 신자는 물론,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인간조차도. 아마 강재혁이나 영계의 천사들과 사탄조차 모르지 않을까?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미 시작부터 끝까지 전 부분을 한꺼번에 바라보시죠. 그분께는 시간이라는 개념도, 시간의 속박도 없어요. 그러니 각 영혼의 최종 결과를 미리 다 알고 계시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모든 것을 그분이 창조하고 그분이 통제하시니 그분께서 모든 것을 미리 정하셨다고 말해도 이상할 건 없죠.”

   자신의 힘이 닿는대로 최선을 다해 친절히 설명은 해주었지만, 리온 자신도 의문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보통 잘되면 자기 덕으로 내세우고, 잘 안되면 신을 탓한다. 아직 회심하여 자아중심적인 마음이 깨지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주님을 만나고 새로 태어난 사람들은 정반대의 사고 방식으로 생각한다. 구원을 받으면 하나님의 은혜, 구원받지 못하면 죄인된 자신의 완악함 탓. 리온도 신앙심을 갖게 된 이후로는 자연스레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세상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두고 모순적이라며 비웃을 것이다.

   ‘지금 세대의 미래는 어떻게 예정되어 있을까?’

   문득 개개인의 예정을 넘어 한 세대의 예정에 대해 생각이 뻗쳤다. 초인들이 만들어낸 지금의 세계는 번영과 장밋빛미래가 아닌, 멸망의 카운트다운이다. 에드레이의 유언서에 기록된 대로라면 각 세대에는 위버멘쉬와 억제자가 존재하며 그 둘은 물리적인 싸움이 아닌 영적인 대결을 치열하게 벌인다. 억제자가 이기면 그 세대에는 멸망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종말을 내 세대에서는 면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차라리 고통스럽지만 매도 먼저 맞고 가장 위대한 하나님 왕국의 결말을 보는 편이 나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1세대와 2세대는 멸절을 자기 세대에서 면해 종말을 피해갔다. 결과론적으로 알아낸 것이긴 하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 정하신 심판의 때는 아직 그 세대들 위에는 놓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3세대는 과연 어떠려나? 주께서는 이번 세대에 재림하시기를 기대하며 예비하고 계신 것인가. 아니면 이번 세대에 다른 형태로 긍휼을 베푸실 예정일까?’

   누구도 그 답은 내릴 수 없었다. 때와 기한은 오로지 하늘의 아버지께서만 속한 것. 그저 주어진 순간과 주어진 매일, 그리고 주어진 시대를 살아내는 수밖에.

 

 

 

 

 

 

 

 

(다음 회차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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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성도들에게 가장 큰 딜레마입니다. 주변의 잃어버린 영혼 구원을 위해 시간을 벌어야 하나, 지금 당장 반갑게 주님을 뵐 것인가. 저만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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