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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145회 [2부] 66화. 이적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6.20 | 회차평점 0 0

 

 

 

브리튼의 현왕(賢王)이 체결한 언약의 최초 상태, 그것은 세 개의 책무와 세 개의 권리가 포함된 헌법 질서였다. 후세의 왕들이 하나님과의 교제를 거쳐 여기에 열 개의 보조 조항을 추가하긴 했다. 하지만 항상 중심이 되는 축은 최초의 축들로 브리튼의 왕들은 이것들을 잘 지키는 데 자신의 생명을 걸었다.

 

 

첫째 의무, 왕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법도, 질서, 윤리, 가치를 최선을 다해 따른다. 이것은 시내산에서 히브리인들이 얻은 ‘한없이 높은 기준’의 계약과는 약간 맥락이 다른 요구였다. 크리스토프는 성경을 믿었기에 자신과 자신의 후손들이 하나님의 무한한 의에 도달하지 못함을 알았다. 따라서 그는 처음부터 난이도의 문턱을 낮추었다.

 

 

‘불완전하지만 반복적인 회개를 전제로 하는 최선의 순종’을 약속하였다.

 

 

특별히 하나님의 대언을 맡은 목회자들이 꾸중할 때 자신과 그 후손들이 그 말을 경청하기로 언약하였다.

 

 

이 첫째 의무에 복종했기에 브리튼의 역대 황제들은 폭군이 되지 않을 수 있었으며 거대한 권력에도 불구하고 타락의 유혹에서 건짐을 받을 수 있었다. 왕들이 절대적인 성인군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신의 기준에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배운 뒤 그것에 반응하고 순종하고자 노력하는 방향성을 유지했을 뿐이었다. 애초에 맺을 때부터 ‘율법을 완전히 지켜서 얻는 의’를 전제로 한 계약이 아니었기에 그들은 왕가의 언약을 깨트리지 않을 수 있었다.

 

 

둘째 의무, 하나님의 형상을 담은 인류와 그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보편적인 가치를 보호한다. 흔히 말하는 인간 본연의 자유의지의 존중, 신 앞에서의 존엄성의 평등, 이웃을 향한 배려와 용서, 그리고 정직과 공정한 판결이었다. 실제로 황가의 언약의 둘째 조항 덕에 인류의 근대 문명 위에는 성경에 뿌리를 둔 기초적인 질서와 가치관이 설립될 수 있었다. 사람은 그 영혼의 가치 면에서 평등하다. 영혼의 자유를 가지며 양심을 바탕으로 행동할 수 있다. 지금은 교과서에서 당연히 여겨지던 이런 사상이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겨지지 못했다. 그만큼 언약이 근대사에 미친 영향력은 상당했다.

 

 

마지막 셋째 의무는 바로 하나님의 백성들에 대한 수호 책임이었다. 신을 올바르게 믿는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육신적 언약 백성인 히브리인들이 그 일차적 대상이었다. 어떠한 방식으로도 성도들의 ‘영혼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으며 그들의 우상이 되지 않겠노라고 약속한 자가 크리스토프였고 그의 아들들과 후손들이었다. 그들은 이 조약 덕택에 신으로부터 세계의 유일한 패권을 허락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약속된 핵심 권리는 세 가지였다. 후세에 추가된 열 가지의 권리가 더 있긴 했으나 브리튼 황실과 브라이틀란트 가문의 위엄을 떠받치는 뿌리는 이 셋이었다.

 

 

첫째 권리, 장자 절대성의 원칙. 크리스토프의 후손들은 히브리 족속의 조상들과 달리 반드시 실제적인 초태생의 후손이 왕권의 기름부음과 실제적인 탁월성을 보장받는다. 아브라함도, 이삭도, 야곱도, 유다와 요셉도 초태생이 아니었으나, 이상하게도 히브리인들과 달리 브라이틀란트 가문에서는 모든 세대의 왕의 자녀 가운데 오로지 ‘첫 태를 연 자’가 최고의 우월성을 소유하였다.

 

 

세계의 수많은 왕실들이 항상 왕자들의 난으로 고난을 겪었던 점을 생각할 때에 이것은 반칙과도 같은 초자연적 특혜였다. 그 어떤 경우에도 동생이 형을 대적하여 왕권이 자기 것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왕가의 질서는 확고히 다져진 셈이었다.

 

 

둘째 권리, 절대적 청출어람의 법칙. 왕의 맏아들 또는 맏딸은 반드시 ‘두 몫’의 상속 권리를 차지하며 그로 인해 지식, 외모, 어진 마음, 능력, 슬기, 분별력, 재능, 노력 등 모든 면에서 선대의 두 배의 탁월성을 타고 태어난다.

 

 

이 또한 브리튼의 이웃 나라들의 입장에서는 재앙적인 편파 특혜였으며 브리튼의 시민들에게 있어서는 넘치도록 과분한 축복이었다. 세습 왕정제의 가장 큰 결점은 후대에 암군(暗君)이 태어날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동서양의 많은 왕국들과 왕조들이 그런 이유로 멸망했다. 브리튼에는 이러한 약점 자체가 초자연적으로 제거된 셈이었다.

 

 

앞의 두 권리가 워낙 찬란한 나머지 마지막 셋째 권리가 간과되는 일이 많았다.

 

 

셋째 권리란 바로 ‘내란 성립 불가의 법칙’이었다. 브리튼은 적어도 브리튼 내부의 반란이나 쿠데타나 왕위 다툼으로는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한 난리들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으나 결코 왕과 그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에 성공하지는 못한다. 실제로도 숱한 반란과 음모술수들이 암묵적으로 존재해왔으나 그 모두는 브라이틀란트 가의 수장을 넘어뜨리지 못했다.

 

 

 

 

 

브리튼의 가장 오래된 정적(政敵)은 두로와 에돔의 후손들, 곧 암약하던 어둠의 여섯 조직들이었다. 적대 관계가 오래되다 보니 그들도 브리튼 황가의 강점과 약점을 많이 학습하여 익히 알고 있었다. 더욱이 이 조직들은 초자연적 세계의 실재를 믿는 자들이었다. 언약이라는 요소의 위협성과 중대성을 미신으로 치부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열심히 탐구했다는 뜻이다.

 

 

고로 두로와 에돔과 바빌론의 후예들, 곧 가나안 사람들은 브리튼을 공략할 방법을 언약과 관련하여 찾았다. 그들이 줄곧 여러 세대에 걸쳐 황실의 직계, 방계 후손들에게 은밀한 결혼 관계를 심으려 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들은 크리스토프의 언약이 파괴되거나, 최소한 일부라도 손상되기 이전에는 전면전에 절대 나서면 안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잘 이해했다. 아직 그들은 언약의 파괴에 유의미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꾸물거리던 틈에 제국은 연방을 꺾고 세계의 유일한 절대패권국이 되었다. 이제 그들도 브리튼의 지배령 아래 속박된 신세였다. 내란 성립 불가의 원칙를 생각할 때 그들이 어떤 음모를 꾸며도 안에서부터는 나라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그런데 이제 여섯 조직들의 생각이 달라졌다. 그들의 생각 속에 이런 사고의 전환이 스며들었다. 사실 브리튼 언약은 파괴 불능의 금강석이 아니었던 게 아닐까?우리 쪽에도 그 언약을 부술 가능성이 존재한다.

 

 

계몽자의 출현이 이런 확신을 확고하게 다져주었다.

 

 

브리튼 언약의 셋째 권리는 나라 내부에서의 붕괴를 방지하는 힘이다. 달리 말하면 반란이 아닌, 외국과의 전쟁을 통해서는, 혹은 신적 존재나 자연적 재난의 심판에 의해서는 무너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만일 나라를 잃은 광명의 숭배자들이 지금 이때 자신들이 모실 ‘메시아 왕’을 얻는다면 어떨까? 왕이 존재한다면 주권국으로서의 지위는 성립한다. 비록 브리튼 영토 내부에 기생하고는 있지만, 엄연히 또다른 왕국으로 부활하여 브리튼과 대적 관계를 형성하게 되리라.

 

 

아울러 브리튼이 신의 힘에 의존하여 힘을 얻었듯, 두로의 후손들도 또다른 신의 힘에 의존해 대적할 카드를 얻으면 그만이다. 그 신의 현현이 직접 왕이 되어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면? 계몽자께서 형벌의 권능을 발하여 오만한 브라이틀란트 가문을 심판하신다면? 능히 언약의 장벽을 깨트릴 수 있지 않겠나.

 

 

 

 

 

광명협회, 자유건축가연맹, 로젠크로스, 나이트템플러, 바일덴부르크 결사단, 금빛새벽회, 이들 여섯 맹주는 한 가지 공통된 신앙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주술적이고 오컬트적인 ‘이원론(二元論)’이었다. 그들의 경전을 지은 오랜 선조는 이런 기록을 마법책에 남겼다.

 

 

 

 

 

‘‘결국 빛이 어둠없이 존재할 수 없듯이, 두 하나님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하나님으로 모시는 아도나이가 하나, 그리고 다른 하나는 힐렐이다. 아도나이는 행위가 잔인하고 배신적이며 인류를 증오하고 야만적이며 과학을 혐오하는 존재이다. 반면 힐렐은 빛과 선의 하나님으로서, 인류를 위해 어둠과 악의 하나님인 아도나이와 싸우고 있다.

 

 

힐렐은 하나님이 맞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도나이도 하나님이다. 왜냐하면 영원한 법에 의하면 빛은 어둠이 없이는 존재하지 않고, 아름다움은 추함 없이는 없으며 흰색은 검은색 없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믿는 광명의 신은 그만의 표적을 드러내어 보여줄 것인가? 신이 맞다면 자신의 권능을 증명해 보여줄 테지. 그들은 잠자코 기다렸다.

 

 

 

 

 

 

 

 

*

 

 

 

 

 

계몽자가 제 실체를 드러낸 이후 사흘이 지난 시점, 브리튼 전역에 어떤 이변이 발생하였다. 사람들을 당혹과 공포에 빠트린 그 이변은 놀랍게도 그들이 의지하고 신뢰하던 발명품에서 발생하였다. 인류가 고안한 전자기기 중 가장 훌륭한 발자취를 남긴 작품, 인류를 지적 타락과 사상적 부패에서 건진 보배라 평가받던 것, 마인드 퓨리파이어. 그것들이 말썽을 일으켰다. 한 지역이 아닌,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평상시 습관적으로 마인드 퓨리파이어 세트를 몸에 부착하고 있던 시민들은 짙은 위화감에 휘말렸다. 그들의 머릿속으로 강한 불쾌감이 스며들었다. 그 감각은 몹시 익숙했다. 그들이 평소 체험하던, 마인드 퓨리파이어에 의한 정신 정화 작용과 일정 부분 비슷한 메커니즘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질서를 유발하느냐, 무질서를 유발하느냐 였다.

 

 

갑작스럽게 뇌 속으로 각종 정체 모를 혼잡스러운 사상이 주입되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어떠한 사상인지 받는 당사자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혼란스럽고 복잡한 내적 사고 충돌로 인해 고통이 임했다. 자신의 생각이 아닌 무언가가 강제로 심겨지는 불쾌감이었다. 그것도 하나의 질서정연한 방향이 아니었다. 마치 기계가 오작동을 벌이는 듯 했다.

 

 

소동은 마치 누군가가 짜맞추기라도 한 듯 정해진 시각, 정해진 분과 초에 한꺼번에 발발하였다. 세계 곳곳에 삽시간에 시끌벅적해졌다.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까지 평균 한 시간 가량이 소모되었다. 혼미함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빨리 몸과 옷에 부착한 마인드 퓨리파이어 세트를 제거했다. 또 그들의 전자제품들에서도, 가정 기기에서도, 통신 장비에서도 그것들을 분리했다.

 

 

적잖은 이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아 한 동안 후유증으로 벌벌 떨었다. 마치 머릿속을 개조당하는 듯한 공포감. 그간 수많은 도움들을 주었던 문명의 이기가 느닷없이 공격자로 돌변한 배신감은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행히 후유증은 금세 가라앉았고 대부분의 소동은 일찍 종결되었다. 하지만 두려움이 스멀스멀 번져갔다. 이 날은 인간의 힘으로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으리라는 고고한 기대가 과격한 도전으로 말미암아 부스러진 날이었다. 마인드 퓨리파이어는 분명 인간의 시대를 개막하리라는 희망의 상징이었다. 인간의 뇌를 악과 악습과 악한 이념으로부터 구출하고, 중독과 게으름과 어리석음으로부터 구출해 지혜로움과 성공의 길로 인류를 인도하리라는 희망. 이것이 한 순간에 ‘사산누각’으로 드러났다.

 

 

사람들은 그 짧은 시간 임했던 불쾌하고 낯선 공포를 잊지 못했고 차마 마인드 퓨리파이어를 다시 만지지도, 보지도 못했다. 폐기할 생각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충격의 사건 이후 사람들의 눈에 그것은 파라오의 무서운 저주를 담은 고대 마법 유물처럼 비쳤다.

 

 

사실 커버넌트 그룹에서는 마인드 퓨리파이어 시리즈의 생산을 몇 달 전 공식적으로 중지하였던 참이었다. 지금껏 판매됐던 마인드 퓨리파이어 제품은 모두 헐값에 가깝게 제공되었고 소비자들은 그 선물로부터 몇 년 간 상당한 유익을 얻었었다. 이런 특혜의 대가로 거래 과정에서 체결된 소비자 계약은 환불이라는 선택지를 원천적으로 금하였다. 온전한 형태로의 제품 반납만이 허가된 옵션이었다.

 

 

제품 자체의 하드웨어적 이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 소프트웨어의 이상으로 추측하였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이것이었다. 모든 제품이 정확히 한 날 한 시에 동시에 이상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만일 자연적인 고장이나 변형이라면 각기 다른 시간에 이상을 일으켜야 했을 터. 그렇다면 해킹과 같은 외부에서의 의도적인 간섭과 개입을 의심해야 하리라.

 

 

하지만 대체 이 세상 어떤 조직에 그런 초월적인 위업을 벌일 엄청난 능력이 있겠는가. 브리튼 제국이나 커버넌트 그룹 스스로가 그런 일을 행할 리는 없다. 자신들의 명성을 무너뜨리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이미지 실추를 유발할 자폭을 대체 왜 행하겠는가. 그렇다면 제국과 그룹에 적대적인 세력이 벌인 공작이라는 뜻인데, 대체 그런 조직이나 개인이 어떻게 존재한단 말인가? 세계 전체 경제력의 80%를 담당하며 과학 기술과 문명 혁신의 절정에 달한 극초거대기업을 상대로 누가 감히 맞선단 말인가.

 

 

유령 같은 가상의 적에 대한 망상적 이미지와 그에 뒤따르는 공포는 병균처럼 무섭게 번졌다. 우리가 모르는 반국가 세력이 존재한단 말인가? 보이지 않는 손이 범지구적인 해킹을 통해 어떤 악몽을 실현시키고 있는 것인가? 준 전지전능의 그림자 조직 혹은 어둠의 세력에 대한 ‘실체 없는 무서움’이 사람들의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켰다.

 

 

커버넌트 그룹 측에서는 즉각적으로 마인드 퓨리파이어 계열의 전 제품에 대한 리콜을 명령했다. 사람들은 미신적인 무서움 때문에 차마 기계를 부수거나 건드리지도 못한 채 황급히 저주받은 토템을 버리듯 제품을 회사 측에 반송했다.

 

 

 

 

 

그리고 또다른 이유로 악몽에 떤 사람들이 있었다. 세계 대전 시절을 알던 기성 세대의 브리튼 시민들이었다. 마인드 퓨리파이어를 통해 매개된 이 세계 규모의 기현상은 그들에게 상당히 익숙한 기시감을 불러일으켰다.

 

 

‘커뮤니스트 연방의 사상 조작 병기?’

 

 

그 시절, 적국의 ‘사상 공격’에 노출되어 본인이나 가족이 피해를 입고 후유증을 겪었던 세대는 몸서리를 치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너무도 비슷했다. 작동하는 기전부터 뇌에 작용하는 느낌까지도. 마치 과거 사용되었던 그 ‘사상 조작 병기’가 새로운 형태로 육체를 입고 부활하여 마인드 퓨리파이어 속으로 침식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야.’

 

 

인류가 발명한 전쟁 병기 가운데 유일하게 핵무기와 생화학 테러 병기를 능가하는 악몽으로 기억되는 단 하나, 그것이 바로 사상 조작 병기였다. 온갖 전자기기를 매개로 스며들고 잠식하는 침식형 정신 교란 기구, 사거리나 제한의 폭도 없으며 인간의 영혼의 존엄성을 교란하는 가장 치졸한 악마의 도구였다.

 

 

사상 조작 병기는 연방의 최후 발악이자 비장의 카드였다. 그 시절, 커뮤니스트 연방은 자국민을 대량으로 희생시켜 정신 교란 실험체로 소비함으로써 그 도구를 완성하였다. 그 병기의 화살은 브리튼의 심장부를 향하였고 수많은 브리튼령의 도시들이 정신 교란 작용에 피폭되었다. 단 하루 아침에 각종 변질 이념이 번져 사람들이 광기에 사로잡혔고, 수십 년에 걸쳐야 성취될 수 있는 선전선동과 광란과 음모론 확산이 단 며칠 사이에 성사되었었다. 하마터면 강건했던 브리튼이 내부에서부터 무너질 뻔했다.

 

 

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브리튼을 구출한 영웅들이 있었다. 지금은 그들 모두가 존경받는 학자, 의사, 엔지니어, 정치가, 기업가가 되어 세계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절 영웅들을 이끈 리더가 바로 알렉시스 황태자였다. 그런데 하필 알렉시스의 신변이 불확실해진 지금, 느닷없이 전쟁 시절 악몽을 되살아나게 하는 기현상이 유발되었다. 이것은 우연인가?

 

 

 

 

 

에돔과 두로의 후손들은 계몽자의 선언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보고 경악했다. 그에게는 정말 황태자가 이룬 가장 강력한 업적을 무너뜨릴 권능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막강한 종교마저 멸망시킨 그 도구가 한 순간에 브리튼을 악몽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괴기(怪機)로 변형하였다.

 

 

이건 인간의 기술력이나 해킹 실력으로 이룰 수 없는 위업이다. 어느 누가 보아도 초자연적인 힘이다.

 

 

“정말로 왕께서 임한 것인가?”

 

 

잠시나마 낯선 그 인간을 의심했던 많은 장로들이 생각을 고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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