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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572회 아벨의 후예 Ch 38. 배우,스토리,테마,세계관 (1)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6.02.02 | 회차평점 0 0

 

 

 

 

 

Chapter 38. Survival Contest: 배우, 스토리, 테마, 세계관

 

 

 

 

 

 

 

 

   <이런, 이런, 설마 했는데 일을 생각보다 크게 벌여버리셨군.>

   <이번 세대의 ‘그릇’의 잠재력은 실로 놀랍군요.>

   <완전한 ‘마인합일(魔人合一)’을 성취했을 때의 무한한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영계에 속한 우리도 실패하리라고 예측한 일을 보란 듯이 성공시키다니.>

   <인간 스스로 신이 되려 하는 열망이야 예전부터 늘 있어왔다만, 설마하니 여기까지 당도할 줄이야. 솔직히 에덴에서 마왕께서 속삭였던 제안은 그저 그들을 멸망시키려 꺼낸 빈말이었을 뿐인데 그걸 실천으로 옮기려 할 줄이야.>

   공중에서 바라보던 초월자들, 곧 초자연에 속한 이들이 평론하였다.

   <비록 우리 영(靈)들에 비하면 여전히 티끌만도 못한 하찮은 수준이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하계의 피조물들의 시선에서는 마치 신처럼 보이겠지.>

   <뭐, 우리야 추후에 간섭의 끈을 놓을 틈이 더 많아지니 좋은 일이지만.>

   비웃듯이 평가하며 키득대기는 했지만, 그들도 속으로는 내심 질투와 함께 감탄하였다. 이제껏 하찮은 존재로만 여겨왔던 인간들이 저렇게까지 꿈틀거리다니. 역시 겉으로는 미약해 보여도 창조주가 심어놓은 잠재력이란 실로 굉장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영적으로 같은 궤를 함께하는 어둠의 편에서 벌어진 일이라지만 시기심이 유발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재능을 우릴 대적하는 데 쓰지 않으니 참 다행이야.>

   <만일 ‘과포화된 달란트’를 소유한 ‘카인의 후예’가 우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망할 ‘아벨의 후예’와 합류한다면, 그건 엄청나게 골치 아픈 일이 될거야. 너희들도 기억하지?>

   <아, 기억났어. 그 첫 번째 대의 억제자 말인가.>

   <골 때리는 인간이었지. 감옥 안에서 회심하기 전에 자살시켰어야 했는데.>

   <그건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첫 번째 억제자는 혼종이었다. 카인과 아벨의 혼종. 원래는 심지어 우리의 도구이기도 했어. 신이 뺏어가긴 했지만. 순수한 카인의 후예가 우리 손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웬만해서는 없어. 창조주가 우리 소유의 그릇을 빼앗을 목적으로 억제자 위에 빙의해서 덤비지 않는 이상.>

   <하지만 조심해. 이번 세대의 혼종이 여전히 이승에 남아있어. 전대 혼종도 살아있고. 둘 다 위험해. 특별히 세 번째 세대의 혼종은 너무 영악해. 창조주의 지식이 그녀와 함께하고 있어.>

   <저쪽 진영의 브레인인가. 간단치 않겠군.>

   다른 의견도 제기되었다.

   <카인 쪽 진영도 잡아놓은 물고기로 여겨서는 곤란해. ‘그녀’에게는 주의를 기울여. 요새 여러모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기우야. 설마 무슨 일이라도 있겠어.>

   <그게 너희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아, 머저리들아. 최근에 그녀의 영의 상태를 점검해보니 귀찮은 일이 생겼어. ‘아브라함과 그 존재가 맺었던 협정(창 12:3)’, 그 간접 효력이 수만 겹씩이나 칭칭 메여 있다.>

   잠시 마계의 회의장이 잠잠해졌다. 곧 다른 의견도 제시되었다.

   <전 세대 혼종 역시 골칫덩어리다. 그는 우리의 적이야. 마왕 힐렐이 쓰실 그릇과 그것을 묶는 봉인 사슬, 두 사람 다 놈의 친자식이다!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아들들에게 상당해.>

   <이런! 마침 전대 혼종과 이번대 혼종, 야곱의 일족, 그리고 문제의 그녀까지 한자리에 모여 있군요. 잘은 몰라도 우리의 큰 원수인 하늘의 왕이 그들을 부추겨서 뭔가를 계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보고를 잠잠히 듣기만 하던 독재자가 마침내 침묵을 깨트렸다.

   <<그쪽, 아벨 진영으로 우리 병력을 투입한다.>>

   <하지만 왕이여, 천사 놈들이 우리의 길을 방해할 겁니다.>

   <<상관없다. 그러면 더 큰 무력으로 때려 부수면 그만이다.>>

   그때 다른 부관이 질문했다.

   <금단의 문을 열어버린 지구, 그쪽은 어떻게 공략하시겠습니까?>

   <<그곳에는 최소의 병력만 배치해라. 어차피 그 세계는 ‘내 보물’이 지배하는 영토다. 그러니 어느 누구도 변수를 만들어내지 못해. 그 인간은 어떤 의미로는 나조차도 혀를 내두를 만큼 대단한 친구니까.>>

   <하긴. 자신보다 상위의 계를 겁도 없이 하계에 받아들이는 도전은 저희조차도 함부로 할 엄두를 못 내죠.>

   그러나 어둠의 권세자들이 간과한 점이 하나 있었다. 상위 계의 문을 열어버린 세계, 지구. 그곳에도 만만찮은 골칫덩어리들이 상당수 포진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이 지난 번에는 잠시 실패하고 넘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소평가란 패착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수많은 책략가들이 얼마나 열심히 고민하건 최후의 목소리를 낼 자격은 오로지 한 곳에만 있었다.

   [아이들아, 너희는 세상의 완고함과 타협치 말고 악 대신 선으로서 그들을 대응하라. 너희는 그들 앞에 내 빛을 보여줄 유일한 기회이니라.]

 

 

 

 

 

 

 

*

 

 

 

 

 

   다른 이레귤러들이 당황하는 동안에도 스테판은 의연하고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레귤러들은 대부분 동면되기 전까지는 원시적 단계의 초기 하늘도시에서만 인생을 살아왔기에 기억 속 경험의 폭이 제한되어 있었다. 반면에 스테판은 윤혁과 리온과 루디아와 더불어 온갖 기괴한 세계들을 방랑하며 별의별 영적 전쟁의 양태를 보아안 사람이었다. 적응력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시뮬레이션 우주, 아니 환상계라고 해야 하나.’

   윤혁이 납치되었었던 시절, 스테판은 무수한 우주 인류를 시뮬레이션 우주의 늪에서 깨워내기 위해 직접 자기 몸을 투신했었다. 그때 그는 갖가지 다양한 정보와 접촉했다. 머릿속으로는 방대한 정보의 홍수가 밀려들어 왔었다. 진이 스테판을 구조한 이후, 그때 입력된 정보의 다수는 잊혔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더 높은 상위 차원에 끌려오자 그때 받았던 정보들이 빠르게 재생되는 느낌이었다. 특별히 시뮬레이션 우주의 본질적 비밀에 대한 정보들이 생생히 떠올랐다.

   ‘그렇군. 전에 윤혁을 납치했던 그 범인이 꾸몄던 음모, 시뮬레이션 우주와 현실계를 뒤섞어서 현실 속에서 환상을 실현하려는 음모, 그때와 비슷하군. 허나 이번에 윤혁의 형이라는 사람이 계획하는 일은 그와 정반대의 개념이구려.’

   현실보다 낮은 세계를 끌어올리는 게 아니다. 반대로 현실보다 높은 세계를 끌어내리는 것. 더 정확히는 끌어내린 뒤 아예 하나로 합쳐버리는 것. 좀 더 정확하게는 높은 세계에서 파생된 무수한 병렬 하위계들을 한번에 겹쳐 통합해버리는 것. 과연 상식을 아득히 벗어나는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환상계와의 융합도 초고난도인데, 근진계와의 융합은 그와는 아예 비교조차 불가능한 일이겠지.

   ‘그런 위대한 지성을 이런 교만한 일에 사용하다니.’

   인류 제국의 왕이라는 사람이 이런 본질의 존재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자, 자, 지금부터 게임의 룰을 설명해주마.”}

   폰 중 하나가 침울한 정적을 깨트렸다. 동시에 에워두른 폰들의 외양이 일제히 변형되었다. 후보자들은 경악하였다. 그 모습은 이번 경합에 참여한 보조인원인 히어로들의 모습이었다. 그중에는 크로스솔져 동료들의 모습도 있었기에 스테판은 눈살을 일그러트렸다.

   “설마 히어로들과 접촉한 뒤 그들의 모습으로 변신한 건가?”

   데이빗이 그 모습을 차분히 분석하며 중얼거렸다.

   “단순한 변신은 아닌 것 같아. 그보다는 오히려…….”

   “정체성(identity), 정체성 비슷한 무언가를 흡수해버렸어.”

   “아니면 공명했거나.”

   넘버 5, 넘버 13, 넘버 37도 자신들 나름의 분석을 시행하였다.

   그때 술렁거리는 후보자들의 잡담을 끊고 폰이 게임의 룰 설명을 개시했다.

   -{“RS-월드에서는 배우들의 역할이 제각기 다 다르다. 주연배우는 1등 시민과 좀비 초인들이야. 촘촘히 펼쳐진 RS-월드 상에서 그들이 세계 구성원이 된다.”}

 

   1등 시민이 RS-월드에 참여하는 데는 세 가지 목적이 있었다.

   첫째, 지구 거주 특혜를 계속 누려도 될지에 대한 정기 평가. 둘째, 끝없이 발전하는 인간 외 존재들을 상대로 인간이 경쟁력과 존엄성과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증빙하고 이 실험 결과를 현실 세계에까지 투영하는 것. 셋째, 일반인이 성장하여 초인을 넘어서거나 초인 급으로 진화하는 게 가능한지를 평가하여 인류 전체 진화를 실제로 촉진하는 프로젝트의 참고 자료로 쓰는 것. 다시 말해서 1등 시민은 앞으로 발전할 인류 전체를 대표하여 실험 표본이 된 셈이었다.

   여기서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는 경쟁자 역이 매우 중요했다. 네크로-슈퍼휴먼들은 그러한 역할로 쓰임 받았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살아생전 2세대 초인들을 베이스로 제작된 인조인간들이다. 즉 엄청난 창조성과 창의력, 탁월한 연산력과 지혜, 심지어는 인간 고유의 영성까지도 어느 정도 흉내는 가능했다.

   3세대 초인이야 현재도 살아있으니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다. 그러므로 일반인들이 그들을 추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니 초인과 일반인을 맞붙게 하려면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2세대 초인을 활용하는 편이 낫다.

   그런데 네크로-슈퍼휴먼은 단순히 2세대 초인 역할만 수행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의 육체에는 인류가 발명한 모든 기술의 정수(精髓)도 담겨있었다. 따라서 이곳 RS-월드에 입장한 이후 그들은 기계 종족으로 화할 수 있고 이종족으로 화할 수도 있었다. 그것도 기존에 인류에 의해 창작된 모델이 아닌, 전혀 존재한 적도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종족이 될 수도 있었다.

   일단 RS-월드에 들어오면 진화와 변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게 증폭된다. 그러므로 네크로-슈퍼휴먼들은 이곳 한정으로 백만 년 후에 개발될 전투 로봇도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개체가 아닌 기계 종족 그 자체가 되는 일마저 가능했다. 이렇게 확장된 실험을 시행하는 목적은 또 하나의 중요한 평가를 위함이었으니, 곧 인외의 존재와 인류의 영원한 경쟁 구도를 검증하기 위함이었다.

   -{“인간씩이나 되어서 저가 만든 피조물들에 추월당하면 창피하잖아. 인간 스스로도 무한히 진화할 수 있어야 마땅하지 않겠어? 더 나아가 기계나 이종족의 성장과는 근원적으로 다른 궤의 독특한 성장력을 보여야겠지. 그래야만 이 험난한 자연선택의 세상에서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입증할 수 있겠지.”}

   폰은 자극을 줄 목적으로 인간들을 도발하였다.

   “당신들은 매우 그릇된 세계관을 갖고 있구려.”

   스테판이 폰에게 냉담한 목소리로 반박했다.

   “인간의 가치란 인간 본인의 능력이나 지력에 있지 않소. 인간의 가치는 그들을 생각해주고 사랑해주는 창조주의 사랑과 희생에 담겨있소. 어리석구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분명한 선언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크큭, 넘버 111, 과연 킹께서 주목하시는 녀석답게 재밌네.”}

   -{“하지만 조심해. 이제부터 너희의 민낯이 드러날 거야.”}

   -{“지금껏 자기 영성의 허술한 실체를 감추느라 수고가 많았어.”}

   -{“하지만 이곳 RS-월드에서는 자신의 진짜 사상과 가치관을 거짓으로 위장하지 못한단다.”}

   폰들의 비아냥거림에 후보자들은 일제히 긴장했다. 저들의 말대로라면 이제는 허울 좋은 ‘신앙심’ 또는 ‘기독교인’으로의 가면이 그들의 본색을 숨겨주지 못하게 되었다. 과연 RS-월드는 현실 차원과는 달리 ‘내적 열매의 본질’이 더 적나라하고 분명하게, 그리고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세계였다. 이제 곧 알곡과 쭉정이가 선명하게 갈려 분리되기 시작하리라.

 

 

 

 

 

 

 

(다음 회차에서 연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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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인간이 AI에게 추월될것 같으니 인간 뇌에 AI칩을 심자는 ㅇㄹ ㅁㅅㅋ 의 주장들이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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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회 아벨의 후예 Ch 37. RS-월드 (4)
등록일 2026-01-30 | 조회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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