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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봉인하는 사슬 |541회 아벨의 후예 Ch 30. 페르가몬 (2)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11.07 | 회차평점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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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검다리 권역에서 내려와 새로 유입되는 인구, 그리고 외계행성으로 나가 유출된 인구, 두 방향의 흐름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덕에 Upol의 인구 수준은 이제 안정적인 균형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신에 새로운 문제점이 하나 발생하였다. 종교적 차원의 문제였는데, 이단적인 형태로 변질한 기독교가 바로 그 주범이었다. 물론 이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다. 이번 여행 내내 리온 일행은 이단 세력과 심심치 않게 맞대결을 펼쳐왔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지역적 규모의 세력이었다. 바야흐로 이제 거짓 교사들과 거짓 선지자들과의 싸움은 더 거대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사실 하늘도시들이 복음화된 시점, 아니 그 한참 이전부터 거짓된 가르침은 존재해왔다. 그것들은 온갖 형태로 의태하며 누룩처럼 번져나가 우주 인류의 영혼을 더럽혀왔다. 이들은 단순히 영혼의 구원에 이르지 못하도록 막는 수준을 넘어선, 극도의 심각성을 내포한 대적들이었다.

   하늘도시에서 복음이 융성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우주 인류의 고유한 내면 성질에 있었다. 인간의 영(靈)은 인간을 이루는 부분 가운데 가장 고차원의 권역에 속한다.     우주 인류에게는 보편적으로 일곱이 한 세트를 이루는 족쇄인 표식들이 존재하는데, 이 표식들은 ‘혼과 육’의 차원에 결합되어 있다. 즉 인간의 영은 기본적으로 표식보다 더 높은 차원에 위치해있다. 따라서 인간의 영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면 그 하위계에 결합된 표식은 자연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해서 영성의 향상은 족쇄를 느슨하게 만들 비결이기도 했다. 이것을 본능적으로 인지했기에 우주 인류는 자신의 영성을 강화하는 일에 매우 민감한 열심을 보였다.

   그리고 무릇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영적 성질 변화 중 가장 극적인 것은 역시 복음에 의한 중생 반응이 아니겠는가. 물론 회심했다고 해서 몸의 불치병이 고쳐지지는 않듯, 표식 그 자체나 그 영향력이 회심과 동시에 아예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유의미한 변화는 있었다. 회심한 사람들은 이전과는 달리 더 이상 표식에 삶과 인생관을 저당 잡히지 않았다. 그들의 삶에 속박과 고통조차도 막지 못할 초자연적 기쁨이 심겼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우주 인류는 기존 지구 인류에 비해 복음에 대한 민감도와 관심과 반응 정도가 높았다.

   그러나 문제는 영적 성질의 변화 가운데는 꼭 성령을 통한 다시 태어남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었다. 악령들이 일으키는 변화도 엄연히 영적 변화에 속한다. 그들도 우주 인류의 표식을 약화시킬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이단 종교에 심취한 자들은 악령의 지배력에 놓이기 쉬웠는데 이런 자들에게서도 악령으로 인한 표식으로부터의 자유가 발생했다. 진정한 자유가 아닌 거짓된 자유로 봐야겠지만. 어찌되었건 이러다 보니 참된 복음이 아닌 거짓된 복음들도 빠른 전파 속도를 갖추기 십상이었다. 지구 교회 사역팀이 파견되기 이전부터도 이 문제는 골칫거리였다.

   이것으로 그쳤다면 다행이었으리라. 사실 어느 시대나 가장 가치 있는 진품에는 가짜들이 따라붙기 마련이고 모조품 생산이 횡행하니까. 딱히 새로울 것은 없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인구 구조의 변화 현상과 맞물리면서 악화되었다. Upol에서 징검다리 권역으로 진출했던 사람들이 윗세계에서 낳은 후손 세대 중 일부가 다시 위층에서 밑바닥인 Upol로 내려오는 일이 빈번히 벌어졌고 이는 이단 종교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

   기본적으로 상위 세계는 문명 수준이 높다. 인류연합이나 위버멘쉬와 초인들의 문명 수준에 비하면 보잘것없었지만, Upol보다는 우월했다. 그리고 하위 문명 입장에서 상위 문명의 발전된 과학 기술은 마법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상위계에서 내려온 이들은 Upol에 없던 다양한 과학 기술력을 사용하였다. 특별히 초능력 및 그것을 보조해주는 힘이 두드러졌다. 이단들은 이런 외래 기술을 자신들의 힘을 돋보이게 해줄 새 도구로 채택하였다. 마법을 방불케하는 상위 기술력이 진짜 마귀적 주술을 행하는 자들에게 좋은 칼을 쥐여준 셈이었다. 리온은 지난 선교 여행 때 숱하게 마주했던 곤경을 다시금 직면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심각한 골칫거리가 하나 있었다.

   징검다리 권역들이란 2등 시민을 최종적으로 1등 시민으로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계급 시스템이다. 보상은 상당하다. 한번 상위 세계로 승격된다면 이전 단계보다 높은 지위와 명성과 부를 누릴 수 있다. 그 반대 급부로 스파르타식의 엄격한 교육과 경쟁이 동반된다.

   그렇기에 윗 세계에서 탈락하여 내려온 자들은 기존에 아랫 세계에서 살던 이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규격의 천재이다. 지구라는 최종 관문 앞에서는 탈락했다지만, 2등 시민 전체 인구 집단 안에서 보면 최상위권이다. 1등 시민의 합격 기준선이 무려 3세대 초인 최저치에 턱걸이로 못 미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떨어진 저들도 과거 지구 인류나 이전 세대 초인과 비교하면 불세출의 천재 취급을 받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천재들이 하계로 낙하한 직후, 상위계에서 교육받으며 얻은 갖가지 경험과 지혜와 아이디어를 재활용해 부와 권력을 쓸어모았다. 그런 자들 중에서는 종교라는 도구를 권력 확립의 재료로 이용하려는 이도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기독교는 매우 이용해먹기 좋은 먹잇감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는 초인들이 따로 부추기지도 않았는데도 Upol 전역에 이단이 창궐하는 일이 벌어졌다.

   만약 윗 세계에서 내려온 이들 가운데 경건한 신앙심을 지닌 사람이 많이 있었다면 상황이 나았으리라. 그러나 그런 이는 없다시피 했다. 사실 애초에 징검다리 권역이라는 상아탑을 등반하기 시작했다는 데서부터 이미 권력과 지위만을 탐하는 세속적인 본성을 드러내보여준 꼴이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구원받지 못한 자요, 탐욕에 물든 자들이었다. 이런 자들이 작정하고 종교를 오염시켰으니 좋은 열매가 맺힐 턱 없었다.

   지금까지는 리온도 이단 세력과 조우할 때마다 적극적 투쟁보다는 소극적인 차원의 방어 대응만 하였다. 그저 사역하는 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올바른 교회들에게 서신을 보내어 위험 종교집단을 경계하고 그들의 거짓 교리를 철저히 분간할 것을 경고하는 게 전부였다.

   사실 상대가 이단 교파라 해도 그것을 강제력으로 무너뜨리거나 처벌하는 방식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취할 좋은 해법이 아니었다. 도덕적 문제도 있지만 효율성도 좋지 않을 것이 뻔했다. 애초에 한번 사이비 종교에 물들면 쉽게 악의 유혹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법이다.

   실제로 많은 참된 성도들이 이단에 빠진 자를 구출하려고 수 차례 시도해봤으나 대부분 허사로 돌아갔다.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거짓의 세력을 부숴주시지 않는 한 사교(邪敎) 집단에 빠진 자가 스스로 탈출하기란 불가능했다.

   이것을 알기에 리온은 언제나 아직 잃어버리지 않은 선한 양떼를 못된 늑대들로부터 보호하는데만 핵심 주안점을 두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Upol의 인구는 많이 불어났고 그중 상당수가 징검다리 권역에서 내려온 자였다. 자연히 기존에 형성되었던 기독교 문화가 희석되었고 올바른 복음을 따르는 이들의 비율은 낮아졌다. 반대로 거짓 교회는 빠르게 팽창하였다. 내버려 두면 2등 시민 사회에서 거둔 부흥의 열매가 허사로 돌아갈 판이었다.

   그 와중에도 상황은 시시각각 악화되는 중이었다. 거짓 교사들은 점점 자신들의 활동 범위, 전략 스펙트럼의 폭을 증대시켜갔다. 거짓말쟁이들의 전도는 Upol에서 Upol로, 심지어 나중에는 은하에서 은하로, 공간을 건너 전파되었다. 이들의 교리는 전도 과정에서 온갖 다양한 면모로 분화되어 진화하였다. 여기에 화룡정점을 이룬 요소가 바로 ‘이적(異蹟)’이었다.

리온은 예전에 윤혁의 동료들과 함께 여러 세계들을 순회하며 저러한 작태를 숱하게 보았었다. 요가플레임과 같은 세계들. 그때도 초능력을 내세운 수많은 거짓 스승이 자신을 선지자 내지는 메시아적 존재로 소개하였다. 물론 그때는 힌두교 기반의 세계였기에 직접 그리스도를 자처한 것은 아니었고 색채도 이교도적 요소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마주한 적들은 힌두교가 아닌 기독교를 표방하는 자들이었다. 훨씬 더 골치 아팠다.

   요가플레임 때는 하늘도시 하나 내부에서 전달되는 이교 전파를 보았다. 현재는 전면개방의 때라 그런지 하나의 이단이 만들어지면 쓰나미처럼 그것이 1조 개의 세계 모두로 확산될 수 있었다.

   이적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 이전 하늘도시 시절에는 제대로 된 완전체 초능력 채널이 하나도 채 완성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720 팩토리얼에 해당하는 개수의 채널이 완비되었다. 그것도 인류연합 대표의 손을 거친 발명품들. 이렇게 자원 규모가 달라지니 거짓 선지자들이 거짓 이적을 꾸밀 기반도 더 풍부해졌다.

   차츰 사람들은 표식으로부터의 자유를 미끼로 유혹하는 거짓 영성의 약속, 그리고 초능력으로 구현해낸 강력한 힘에 악령의 도움을 섞어 넣어 빚어낸 사기꾼들의 거짓된 이적들에 현혹되어 넘어갔다. 무수한 이들이 넘어졌다. 반작용으로 복음주의자들도 전도에 힘썼지만, 아무래도 자원 면에서 역부족이었다.

   리온은 하나님께 간절히 지원을 요청하였다.

   “하나님, 저는 저들의 궤계가 남김없이 무너지기를 원합니다.”

   [내가 이미 감람산 위에서 너희에게 경고하였다.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들이 무수히 일어나리라고(마 24:24). 그럼에도 이기고픈 소원이 그리 간절하느냐?]

   주님께서 성경 말씀들을 통해 경고된 기록들을 상기시켜 주셨다.

   “주께 개입을 부탁드립니다. 저를 위한 소원이 아닙니다. 미혹에 넘어진 가련한 영혼들의 내일을 생각해서라도 그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허락해주시옵소서.”

   한참 끈질기게 기도한 끝에야 세미한 영혼의 음성이 응답을 주었다.

   [한 번이라니 무슨 말인가. 너의 믿음은 그것밖에 안 되더냐. 수천 번이라도 내게 도울 힘이 있음을 모르느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 할 일이 없느니라(막 9:23).]

   “나의 믿음 없는 마음을 주님께서 도와주시길 바랍니다(막 9:24). 제가 당신만을 믿습니다.”

   그제야 성령님께서는 마음에 확증을 주셨다. 그분은 본격적인 개입을 허락하겠다고 약속하셨다. 또한 리온이 곧 사역팀을 이끌고 해야 할 과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었다. 리온이 만일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순종하기만 한다면 리온 자신의 영광은 드러나지 않은 채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이 극대화될 것을 약속해주셨다.

 

 

 

 

 

 

 

 

(다음 회차에서 연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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