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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174회 [2부] 95화. 사상조작병기 (3)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8.07 | 회차평점 0 0

 

 

 

가까스로 최악의 순간을 막았다. 특공대 용사들은 가까스로 숨을 돌렸다.

 

 

지상 최대의 선진 기업에서 각종 비밀 지식과 기술력을 동원해 개발했다는 특수 전략자산. 듣도 보도 못한 괴이한 성능이라 브리핑만 듣고는 반신반의했었다. 그들도 사전에 전달받은 것이라고는 작동을 위한 기본 수칙뿐이었다. 그랬는데 정말로 실전에서 제대로 먹혀들 줄은 몰랐다.

 

 

“믿기 힘들군.”

 

 

위협적인 사념파가 땅 아래에서 치솟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상쇄의 파동들이 그것들을 완벽하게 무마시켰다. 섞인 두 힘의 공동 소멸로 말미암아 아슬아슬하게 모든 피해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사념파에 닿아 정신이 오염되면 어떡하나 염려하던 군인들은 안전을 직접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우리는 그저 운반자에 불과했어.”

 

 

일반적으로 군인, 특별히 특수한 목적의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은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한다. 그 작동 기전을 과학적으로 다 알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체득적으로 몸에 익혀 자신의 일부처럼 느껴지도록 오랜 시간 단련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반-사상조작병기 카운터 장치들은 그런 과정이 거의 필요치 않았다. 단순히 장치만 준비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조절하는 자동화 인공지능 역시도 내장된 덕이었다. 다만, 기전 상 형식상으로나마 인간이 필요하긴 했고 그런 이유로 군인들을 대동하긴 했지만 그들이 맡은 몫이라고는 그저 기계들 위에 자신의 손을 접속시키고 머리에 전선을 연결하는 것뿐이었다.

 

 

어쨌건 그 덕분에 급조된 훈련으로도 충분했다. 파견된 용사들 모두 두뇌가 명석한 베테랑이었기에 내란이 종료된 직후 한두 시간가량 연습한 것만으로도 습득을 완료했다.

 

 

물주이자 기술 제공자인 커버넌트 그룹 측이 일부러 이렇게 시간을 끌고 급박히 대응책을 꺼낸 데는 불가피한 이유가 있었다. 군 내부에도 첩자가 많았던 탓이었다. 만약에 미리 전략자산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훈련을 앞당겼다면 이 무기들의 존재가 노출되었겠지. 기획자인 알렉시스 황태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비장의 카드를 숨기고 숨겨 마지막에 꺼낸 셈이었다.

 

 

 

 

 

“놀랍군요. 당신께 경의를 표합니다.”

 

 

트라하의 사악한 눈빛은 악귀가 들린 듯 핏빛으로 물들었다. 고개를 숙여 귀족답게 공손히 예의를 갖추는 그 모습이 참으로 역설적이고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칭찬은 분명 일정량 진심을 담고 있었다.

 

 

“정면 승부로는 결코 당신을 상대로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는 잠시 질문의 방향을 돌렸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외부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정보가 누출되지도 않으며 외부에 공유되지도 않죠. 그러니 우리의 승부는 지금 이 자리의 우리의 행동과 상관없이 사전 준비성의 차이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지?”

 

 

“그러니 잠시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아도 문제는 없겠죠.”

 

 

트라하는 본질을 살짝 피하여 여담으로 선회하였다.

 

 

“대(對)-사상조작병기 봉쇄 장치의 개발은 알렉시스님 당신께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미 이슬람을 무너뜨리기 위해 궤를 벗어난 발명들을 당당히 이뤄낸 당신께는 쉬운 일이었겠죠. 그러나 그것들의 사용법을 군인들이 익힐 시간도 부족했을 터, 어떻게 해서 그들이 제시간에 훈련을 마치고 한 치의 지각도 없이 그라운드 제로들에 집결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내가 그런 걸 네게 해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

 

 

알렉시스는 여전히 낮은 어조로 짜증 기를 억누르며 대꾸했다.

 

 

“그렇다면 제가 한 번 맞춰보죠.”

 

 

교활한 입가에 비열한 웃음이 걸렸다.

 

 

“요정왕들의 플랫폼, 그것들의 힘을 빌리셨겠죠?”

 

 

알렉시스는 무표정하게 무응답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일단 정답에는 올바르게 다가간 말이었다. 커버넌트 그룹이 아무리 세계 전체의 경제를 휘어잡은 중심이라고 해도 난생처음 사용해 보는 장치를 오차 없이 대량 생산하여 제때 유통해 신속하게 때를 맞추기란 어렵다. 오늘의 작전을 귀신같이 완벽하게 성사시킨 조력자들은 따로 있었다.

 

 

“아마도 블랙스미스 플랫폼의 생산 공정을 빌려 비밀리에 물자 생산을 완료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의 활용법을 군인들에게 가르친 건 컬티베이터 플랫폼의 도움, 마지막으로 전 세계에 흩어진 사상조작병기들로 재빠르게 이동시킨 건 트랜스포터 플랫폼의 덕택이었겠죠.”

 

 

모두 사실이었다. 트라하가 곧바로 눈치챌 수 있었던 건, 그 자신도 마스터들 중 하나로서 알렉시스와 더불어 세 플랫폼을 통한 미래 계획에 동참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이미 그는 황태자의 프로젝트가 얼마나 폭발적으로 강력하고 위협적인지 피부로 느끼며 체감했었다. 내버려두면 10년 안에 사탄숭배자들은 물론 모든 반 브리튼 세력은 미래를 박탈당하리라고 확신했다. 그 일이 이렇게 급진적으로 빨리 진행될 줄은 미처 몰랐지만.

 

 

“적임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경탄스럽습니다. 아무리 천재적인 인재들을 많이 보유했다고 해도 그 모두를 손발처럼 활용해 몇 세기 앞의 미래를 당겨올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당신이 유일무이한 격의 위인이라는 뜻이겠죠.”

 

 

시기심도 들었다. 그 플랫폼들의 일부만이라도 훔칠 수 있었다면 브리튼 제국과 더불어 장기전을 펼칠 가능성도 없진 않았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거대한 잠재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성사시키는 황태자를 소유한 브리튼이 부러웠다.

 

 

“당신을 잃게 된다면 제국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손실이겠죠.”

 

 

“할 말은 다 떠들었는가?”

 

 

알렉시스는 흥미 없다는 듯 멸시의 눈초리를 상대에게 던졌다. 그러나 트라하는 코웃음을 쳤다.

 

 

“승리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군대를 통한 진압 또는 폭격으로 사상조작병기를 부수면 끝이라고 여기시겠죠. 미안하지만 그대의 생각대로 되진 않을 겁니다.”

 

 

 

 

 

그 시각, 황제는 원격 통신을 통해 600개의 전장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를 돕는 보조자는 비블로스였다. 이 기계는 알렉시스에게 교육받고 그 지휘권이 가디언엔젤들에게로 분할된 후 이상하리만큼 온순하게 성정이 바뀌어 있었다. 심지어 인공지능의 본질인 ‘오롯이 합리성에만 의존한 판단’을 벗어난 사고 행위도 보이기 시작했다. 무자비하게 작전의 성공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에 반응하였다.

 

 

{알폰스, 전달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자신의 중앙 제어실 속에 탑승한 황제에게 비블로스가 조언을 내밀었다.

 

 

“말해보게나.”

 

 

너무도 인간적이고 온유해진 비블로스에게 아직 적응이 덜 되었는지 알폰스는 어색해하며 대답했다.

 

 

{현재까지 수집된 제 관측 데이터베이스, 최근 학자들이 연구한 초상 물질 α, β, γ, δ, ε, ζ에 대한 정보, 그리고 이전 전쟁 때 주인님께서 모은 사상조작병기에 대한 지식을 종합하여 판단컨대, 우리는 지금의 전력만으로 완성형 사상조작병기들을 파괴할 수 없습니다.}

 

 

“뭐라고?”

 

 

황제는 의아해했다.

 

 

“브리튼의 전략자산들만으로도 어렵단 말인가?”

 

 

{단순히 파괴하기만 하는 것이라면 가능하겠죠. 문제는 그 이후에 파생될 피해입니다.}

 

 

“자세한 설명을 좀 부탁하네.”

 

 

{최상위 투시 위성을 통해 최대한 근접한 설계도를 복기한 결과, 저 시설들은 자폭을 전제로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알폰스가 철혈군주이기만 했다면 이것이 그리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알폰스는 강대한 군주치고 온정에 약했다. 좋게 말하면 인간적이었으며 나쁘게 말하면 비정해지는 것에는 재능이 부족했다.

 

 

“민간인들의 피해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겠는가?”

 

 

{사상조작병기들은 주변의 여러 지하 시설들과 더불어 연결되어 있습니다. 휘발성 연료들이 농축된 보조 에너지 공급원들로 한 곳이 영향을 받으면 중심의 병기 본체와 함께 다 같이 폭발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피해 규모를 시뮬레이션해 보았나?”

 

 

{네, 최소 중급 규모 도시의 4분의 1 구획은 직간접인 피해에 휘말릴 것입니다.}

 

 

“하필이면 하나같이 인구 밀집이 큰 지역들에 설치된지라 문제가 심각하군. 놈은 이럴 의도로 위치를 그렇게 선정한 것인가?”

 

 

{확실하다고 봅니다.}

 

 

“들키지 않고 몰래 지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대전쟁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모양이군. 집요하고도 놀라운 실행력이야. 그 끈기만은 칭찬 받기에 합당하구나.”

 

 

{아마 대부분은 전후 시대에 도시들이 본격적으로 재건되기 이전부터 밑 작업을 시작했다고 추정됩니다. 트라하는 애초에 연방이 사상조작병기를 실험했을 때부터 이런 단계를 상정하고 장기적 플랜을 마련한 것입니다.}

 

 

경제력의 대부분을 후발주자인 커버넌트 그룹이 빼앗아 가서 망정이었지, 만일 돈과 권력의 무게중심이 그대로 그들에게 남아있었다면 사상조작병기의 완성본 개수는 육백 개로 그치지 않았으리라.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드러나는 비블로스의 변화된 모습이 놀라웠다. 인류의 장기적 미래를 생각하면 사상조작병기는 여기서 즉각 파괴하는 편이 맞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인간인 황제 자신조차도 생각이 그렇게 기울 건만, 도리어 기계인 비블로스가 비합리적으로 온정을 고려하여 잠정적 희생자들의 처지를 염려해 준다는 것은 아이러니했다.

 

 

‘아들아, 대체 뭘 어떻게 조정했길래 기계가 저런 마음을 갖게 된 거냐?’

 

 

가디언엔젤들을 통한 통제권의 분할을 통해서 이런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긴 한데 그것까지 황제가 알 턱은 없었다.

 

 

 

 

 

트라하는 자신의 안배를 알기에 여전히 큰소리를 칠 수 있었다.

 

 

“우리가 설계한 사상조작병기들은 당신이 공략했던 그것들과는 달라. 외부 물리력이 일정 이상의 치명적 타격을 주는 순간 장치 전체가 연결된 지하 시설들과 함께 최대 규모의 연쇄 반응으로 자폭을 일으키도록 설정되어 있다. 더욱이 그 피해는 건물들의 지반에 정확히 전달되도록 물리적 설계가 되어 있다. 인근의 여러 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건물 붕괴의 피해를 받게 되지.”

 

 

다행히 미리 특공대 요원들이 사상조작병기 근처의 민간인들은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해당 좌표의 도시와 그 인근 도시까지 민간인들을 비운다는 것은 시간상으로 불가능하다. 거동이 쉽지 않은 사람들도 많으며 혼란의 규모가 상당할 테니까. 대피 과정에서 생기는 피해도 만만치 않으리라.

 

 

“뭐, 그래도 괜찮다면 쏴 봐. 미사일로 폭격하건 위성으로 낙뢰를 떨어트리건, 원하는 대로 해보시지. 벙커버스터로 부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그리고 트라하에게는 비블로스가 미처 다 분석하지 못한 또 하나의 정보가 있었다. 그는 알렉시스의 내적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그것을 일부러 드러냈다.

 

 

“사상조작병기의 핵심 마력원인 우리의 ‘초상 물질 복합 화합체’, 그것은 극한의 진동을 유발하는 성질이 있지. 외부에서 전달되는 공명 현상을 통해 그 진동을 무제한으로 확산하는 물리적 진동으로 변환할 수 있다. 사실상 자멸적 소모를 전제로 하기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처럼 이판사판인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쓸 수 있는 옵션이다. 게다가 마침 지하에 설치된 상황이다. 초상 물질 복합체는 원래 통상 무기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땅속에 오래 묻혀 있으면 비약적인 효율로 진동 확산을 일으킬 수 있거든.”

 

 

“지진인가?”

 

 

알렉시스는 무언가를 직감한 듯 중얼거렸다. 이곳에 들어오기 직전에 인계받은 과학자들의 데이터가 뇌리에서 퍼즐 맞춰지듯 아귀가 연결되었다.

 

 

“자폭이 문제가 아니었군.”

 

 

“그렇다, 황태자. 외부에서 강제로 큰 힘을 써서 장치를 뚫거나 부수려는 순간, 자폭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초상 물질은 사념파 생성 모드에서 자멸 모드로 전환돼. 그때 발생하는 진동은 도시들을 지진에 휘말리게 하지. 최소 소형 원자폭탄의 절반에 버금가는 피해가 발생하겠지. 그런 장소가 무려 육백 개다.”

 

 

트라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가지 협박을 더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전부가 아니야. 한 장소에서 개시된 자멸 모드는 다른 모든 장소에서의 반응으로 연쇄된다. 사상조작병기를 단 하나만 부숴도 나머지 모든 장치가 폭발한다. 그리고 이 도미노 현상은 전자파 교란으로도 막아낼 방법이 없지.”

 

 

최선의 대책을 써도 상당한 수의 사람이 죽는다. 인명 피해를 줄인다고 해도 재산상의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3차 대전 때만큼은 아니어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극에 잠기겠지. 이것이 과연 미래의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 하에 감당될 수 있는 대가인가. 비정해지지 못한 왕에게는 심각한 딜레마였다.

 

 

“물론 파괴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승리. 결국, 전 인류의 사상 오염은 돌이키지 못할 수준에 이를 것이다. 잠깐의 희생을 감수하지 않음으로써 브리튼의 미래는 영원히 망가지게 되겠지.”

 

 

알렉시스는 적의 조롱을 잠잠히 들으며 잠시 침묵하였다. 그는 고민하였다.

 

 

“황태자 그대가 생각할 수 있는 절충안이라면 유닛 침투를 통한 정밀한 시설 해체 정도이겠지. 아마 황제도 그 옵션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불가능해.”

 

 

이 점은 군 시절 직접 싸워봤던 알렉시스가 잘 알았다. 사상조작병기 내부에서는 사념파의 농도가 너무도 짙다. 그래서 인격체들은 물론이고 유사 두뇌를 소유한 인공지능들도 영향을 받는다. 그들이 그 안에서 맨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보장할 수 없다. 아마 무인기들은 오작동으로 인해 자멸할 것이고, 사람이 들어갈 경우에는 최선의 경우라고 해도 평생을 폐인일 될 정도의 정신 붕괴를 겪을 것이다.

 

 

사념파 상쇄 장치의 효력은 병기 바깥에서만 유효하다. 즉 사상조작병기 안으로 침투 시 막아줄 방어막은 없다.

 

 

‘어떻게든 외부에서 장치를 무력화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장치를 잠시 약화하거나 일시 정지시킨 뒤 기회를 벌어 요원 침투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았다. 손을 놓고 있으면 인류의 미래가 완전히 망가진다. 조급하게 강경책을 쓰면 그 미래는 예방되지만, 대신 사람들의 희생을 지불해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피하겠다고 소수의 군인들에게 짐을 지울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는 승리 확률도 낮을뿐더러 희생할 개인의 삶을 보상해 줄 길이 없다.

 

 

“내가 그대 같았으면 냉정히 모든 기계를 폭격으로 분쇄했을 것이다.”

 

 

트라하는 알렉시스를 향해 조소를 던졌다.

 

 

“이것이 그대의 약점이다. 순수한 절대군주가 되던가, 인간이 되던가, 그 둘 중 하나는 취하고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만 하거늘, 그대와 그대 아비는 그렇게 하지 못하겠지. 강한 힘과 지혜를 쥔 주제에 과감히 잘라낼 줄을 몰라. 늘 무르다. 그러니 자기 친구들에게도, 동생들에게도, 친척들에게도, 심지어는 적들에게도, 온정적인 모습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대의 패착이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되었었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킬 필요가 없었다. 큰 것을 취하면서도 작은 것도 놓치지 않을 만한 여력이 있었으니까. 그만큼 능력과 재능이 받쳐주었으니까. 역량이 충분하면 모든 것을 쥘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 역량 너머의 버거운 시험이 임한다면?

 

 

“자, 선택하라. 인류의 내일이냐, 당장 경각에 놓인 사람들의 목숨이냐, 당신에게 충성을 바쳤던 충직한 용사들의 존엄성이냐. 그 모두를 보호할 수 있으리라는 오만함을 버리길 바란다, 황태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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