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178회 [2부] 99화. 아들과 어머니 (3) |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8.15 | 회차평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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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작전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총 육백 장소에 설치된 사상조작병기 실체가 특공대 요원들과 보조 무인 유닛들의 공략으로 훤히 벌거벗겨졌다. 아이언로드들의 포격으로 이미 선 제압 작업이 마쳐진 덕분에 나머지 뒷정리는 순풍을 탄 듯 손쉽게 정리되었다.
군인들은 요새 내부의 주요 시설들을 무력화한 뒤 해체 절차에 들어갔고 무인기들은 물리력으로 벽을 뚫은 뒤 비활성화된 초상물질들을 압수하여 바깥으로 수송하였다. 이제 남은 부위들은 고스란히 브리튼 당국에 점령되었다. 민간인의 출입은 금지되었다. 황실에서 이 흉악한 범죄의 증거물들에 대한 처분을 진행할 것이다.
“처음이로군. 사상조작병기들의 온전한 실체를 확보한 것은.”
마스터 중 하나인 제라드 전 장군은 작전 진행 현장 중 하나에 출두하여 정리된 상황을 살폈다. 대전쟁 당시에는 정말 저 병기 하나 때문에 브리튼과 커뮤니스트 연방이 함께 공멸할 수도 있었다.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개념의 무기였으니. 그보다 더 진화한 병기 육백 기가 한꺼번에 사념파를 전달했다면 인류 전체가 단시간에 몰락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었다. 범인은 새로운 세상을 여느니 어쩌니 하며 망상을 펼쳤겠지만, 저건 그저 혼돈의 테러 병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황태자 전하께서 제때 손을 보셨군. 주님께서 그분께 적절한 지혜를 주셨어. 신께 찬미와 영광을.”
제라드의 역할은 저 사상조작병기들이 그 어떤 세력의 손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방비하고 감시하는 것이었다. 물론 초상물질이 모두 알렉시스의 수중에 회수되었고 남은 초상물질들도 한순간에 기능을 잃었으니 동일한 무기를 만들 방법은 없어졌지만, 인간의 탐욕이란 게 또 어떤 시도를 꾀할지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 후손들에게 악한 것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
“남은 건 황태자 전하의 무사 귀환인가?”
그 시각, 황태자는 극심한 피로와 호흡곤란으로 가까스로 몸을 가누는 중이었다. 그는 인간과 기계의 결합이라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리 불가피한 상황이라 잠시 허용했다지만, 이런 힘에 빠져들어서는 곤란하다. 트라하나 다른 악인들은 왜 그런 편리한 힘을 마다하는지 궁금해하겠지만, 신을 경외하는 자의 관점에서 이 권능은 중독성이 강한 유혹이었다.
‘비블로스의 능력도, 아이언로드의 전력도, 자칫 잘못하면 내 마음을 잠식할 수 있는 위험한 우상이다.’
물리적으로 결합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일진대, 두로와 에돔의 후손들처럼 인간과 기계의 직접적인 결합을 수술적으로 시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일을 한 번씩 두 번씩 허락하다 보면 인간은 거듭 선을 넘어 금기를 위반하게 되겠지. 철과 진흙이 섞이기 시작하면 그 결과물은 파멸적인 말세의 모습으로 귀결되리라. 알렉시스는 두 번 다시 이런 힘에 의존하지 않겠노라고 결심했다.
‘비블로스의 능력도 내가 세상을 떠나면 완전히 봉인해야겠지.’
어쩌면 그날이 지금이 될지도 모르겠다. 트라하는 악령의 힘에 사로잡혀 아직 힘을 쓸 수 있고 자신은 녹초가 되어 근육에서 모든 힘이 빠졌다. 이때 공격을 허락한다면 속수무책이겠지.
찌지직.
마침내 트라하는 세일린이 설치한 결박의 줄들을 완력으로 모두 찢었다. 악령들은 그의 뇌리에 마지막 명령을 주입했다. 적과 함께 동귀어진하라.
그러나 세일린이 사용한 ‘마지막 보물’의 여파로 지하 건물 전체의 자폭 기능이 잠시 마비되었다. 외부의 보물들도 모조리 파괴당했으니, 공명으로 힘을 끌어들일 방법도 없다. 곧 신호를 감지한 브리튼의 군대도 이곳으로 들이닥칠 것이다. 방법은 하나, 직접 물리적으로 알렉시스를 죽이는 방법뿐이다.
“마침내.”
트라하는 뚜벅뚜벅 걸어서 알렉시스가 있는 곳의 10m 거리 안에 다다랐다. 그는 잠시 멈춰서서 고민했다. 어차피 전쟁에서는 결말이 났다. 지금 할 수 있는 복수라고는 황태자의 살해이며 황태자가 움직이지 못하는 지금이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룬다고 해도 어차피 자신은 끝났다. 악령들은 트라하를 버렸고 알렉시스를 죽이는 순간 그 역시 악령들에 의해 죽임을 당할 것이다.
‘죽여야 해.’
뇌는 이미 악귀들의 조종에 중독되었기에 알렉시스를 죽이라는 명령어에 반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발걸음을 더 내디딜 수 없었다. 두려움 때문인지 외경심 때문인지 알렉시스에게 다가가는 것이 망설여졌다.
‘이 내가 이렇게까지 겁을 먹었다고?’
흥미롭게도 악령들 또한 트라하가 알렉시스 곁에 다가가자, 알렉시스를 향해 접근하기를 꺼리며 망설임을 보였다. 이 경우는 인간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트라하가 알렉시스에게서 나온 위압감에 공포에 질렸다면, 악령들은 알렉시스 뒤에 존재하는 또다른 존재감 앞에 압도되었다.
<히익!>
<다, 다가가지 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아라.]
트라하는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누군가를 죽이긴 해야 한다. 합리적인 선택은 알렉시스 먼저 손을 보는 것이다. 그런데 비이성적인 어떤 불가항력이 그로 하여금 그 선택지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봉쇄하였다. 그는 다시금 고민했다. 이 순간 앙갚음을 하려면 누구에게 손을 대야 할까.
그리고 고민은 길게 이어지지 않고 곧장 변덕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레 몸을 틀어 알렉시스로부터 떨어진 다른 곳을 향해 돌진한 트라하.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식은땀을 흘리던 알렉시스는 눈을 들어 그가 향하는 곳을 목격하였다.
“안돼.”
가까스로 위험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던 세일린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광기에 찬 악마화된 인간을 발견하였다. 그녀가 미처 반사적으로 움직이기도 전에 초인간적인 운동 신경으로 증폭된 악인이 그녀의 목을 붙잡았다.
“크헉!”
“먼저 네 목숨을 거두어주마.”
트라하는 품에 숨겨두었던 단도를 꺼냈다. 시간이 많진 않으나 그렇다고 편안하고 빠르게 보내주고 싶진 않았다. 최대한 고통스럽게, 알렉시스가 보는 앞에서 처참히 짖어주리라.
“설마 우리를 배신하고도 그대로 내버려둘 것으로 생각했나?”
트라하의 칼날이 세일린의 목에 가벼운 기스를 내었다. 서슬이 퍼런 칼날의 냉기를 느끼며 세일린은 온몸이 긴장으로 굳었다. 몇 번 암살의 위협을 겪어봤다고는 하나 이 정도로 짙은 살의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밤의 어두운 거리에 활보하는 연쇄살인범 수십을 한 번에 마주하는 듯한 위협감이었다.
“열두 토막으로 나누어 브리튼의 열두 황자들에게 나눠주마.”
높이 들어 올려진 칼날이 세일린을 내리찍기 위해 그녀의 어깨를 향해 강하하였다. 목이 졸린 채 숨이 막힌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다가올 고통에 대해 각오하였다. 이제 끝이구나.
콰아앙.
다음 순간 들려온 것은 칼날의 소리가 아닌 엄청난 풍압이었다. 트라하의 손목이 그대로 꺾여 반대편으로 퉁겨져 갔다. 칼은 두 동강이 난 채 저 멀리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트라하의 손을 공격한 건 젊은 남성의 발차기 공격이었다.
“크윽!”
“그분에게서 손 떼.”
엄청난 정신력으로 다시 스스로를 일으킨 알렉시스가 필사적으로 다시 움직였다. 몸에 무리가 감을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몸싸움에 덤벼든 것이었다. 트라하는 분노하여 다른 칼을 꺼낸 뒤 알렉시스를 찌르기 위해 칼질을 하였다. 악령에 사로잡힌 그는 인간이 보일 수 있는 한계 너머의 민첩함과 완력을 내었다. 마치 군대 귀신이 들린 인간이 사슬로도 묶어둘 수 없었던 것처럼, 이 자리에서 트라하는 성인 남성 열 명도 쉽게 제압할 힘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알렉시스는 칼날을 손쉽게 피했다. 트라하가 증폭된 힘으로 손톱과 주먹을 사용해 그를 찢으려 하였으나 그 역시도 쉽게 맨손 공격으로 받아쳤다.
“믿을 수 없군. 방금 작업으로 몸 전체가 탈진했을 텐데.”
“네놈을 제압할 정도의 힘은 남아 있어서.”
이어지는 체술 대결. 원형경기장에서의 노예 검사와 맹수의 진흙탕 싸움을 보는 듯했다. 트라하는 알렉시스의 생명을 노리고 거듭 흉기를 꺼내 공격했으나 알렉시스는 모든 공격을 받아치는 것도 모자라 더 강한 완력으로 적을 견제했다.
쉽사리 싸움이 나지 않을 것을 인지한 트라하는 재빨리 몸을 돌려 다시 세일린을 향해 흉기를 던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미리 계산한 알렉시스가 손목을 발로 타격하여 궤도를 틀어버렸다. 그는 가볍게 정권을 질러 적을 타격하였다. 엄청난 공기 탄환에 밀려나듯이 트라하는 10m 너머의 벽에 그대로 꽂혔고 그의 등과 벽이 충돌하여 크레이터가 만들어졌다.
“크윽, 무슨 인간의 근력이!”
그러나 악령과 하나가 된지라 맷집 또한 보통의 상태가 아니었다. 그는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금 세일린을 집요하게 노렸다. 그와 동시에 알렉시스에게도 칼을 던졌다. 이번에도 알렉시스는 칼을 회피한 뒤 세일린과 트라하 사이를 가로막았다.
“방해하지 말라, 인간.”
공격에만 집중했더라면 알렉시스로서도 편했겠지만, 지금은 지켜야 할 사람이 곁에 있었기에 더욱 불리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발의 공격도 허락하지 않을 각오로 집요하게 방어했다.
“늦었어!”
악귀 들린 인간은 쾌재를 불렀다. 알렉시스가 잠시 트라하의 움직임을 놓친 사이에 그는 황후를 향해 양 검을 들고 덤벼들었다. 아울러 사방에서 날카로운 벽의 파편들이 염력에 의해 이동하였다. 알렉시스를 향해서도 무거운 돌의 파편들이 이동하였다. 프로 야구 선수가 던지는 강속구보다도 빠른 물체들이 볼링공보다도 무거운 질량으로 굴곡의 궤도를 그리며 움직였다.
콰아아앙.
알렉시스는 돌들을 격파한 뒤 민첩하게 트라하를 따라잡았다. 그러건 말건 세일린은 그대로 칼날의 위기에 노출되어 있었다. 하필 코너 쪽으로 몰린 상태라 도망칠 길도 막힌 상태였다.
촤아악.
다음 순간 세일린은 자신을 안아 감싼 커다란 몸의 온기를 체감했다. 바위벽보다도 단단하고 산처럼 커다란 몸이었다. 파편들은 이미 알렉시스의 회전형 발차기로 바깥으로 튕겨진 상태였다. 트라하도 팔이 꺾인 채 반동으로 바닥에 던져졌다. 피할 수 없었던 공격이었거늘.
“괜찮으세요?”
알렉시스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말했다.
“다행이다.”
그는 안도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바닥으로 피가 뚝뚝 떨어졌다. 알렉시스의 어깨와 등에서 흐른 피였다. 트라하가 염력으로 조종한 칼날들을 모두 피하는 데는 실패했는지 참격 몇 개가 그의 등에 얕게나마 기다란 상흔을 남겼다.
“네놈들이 감히!”
분노한 악인이 악다구니를 쓰며 격분을 쏟아내었다. 그러나 그의 날은 길게 연장되지 않았다.
퍼어어억.
칼을 쓰기도 전에 운석과도 같은 둔탁하고 묵직한 주먹이 음속에 가깝게 질주하여 트라하의 턱을 분쇄하였다.
“크억!”
다음 순간 연타가 이어졌다. 강한 완력의 손아귀가 그를 한 손으로 들어 올린 후 공중으로 내던졌다. 공중제비를 돌며 공중을 부유하던 중, 땅에 다시 착지하기도 전에 이어지는 매서운 연타가 심장과 명치와 목과 복부와 다리를 직격했다. 뼈들을 한 번에 부숴버리는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몸 전체가 악령들의 힘으로 강화되어 맹렬히 달리는 기차에 정면으로 치어도 멀쩡히 움직일 수준이거늘, 알렉시스의 분노한 주먹은 이마저도 무시하였다.
“끄아아악!”
진노한 사자는 차분히 자신의 두려움을 악마에게 가르쳐주었다. 제어되지 않는 치졸한 트라하의 진노와 달리, 알렉시스의 절제되고 정련된 분노는 차가운 겨울과도 같았고 질서정연했다. 눈앞에서 가족들을 모욕하고 국가를 모욕했으며 하나님까지도 모욕했으니, 이제는 그에 합당한 응징을 받을 차례였다.
‘이, 이게 인간이라고?’
머리만 엄청 좋은 샌님인 줄 알았다. 큰 덩치와 단단한 근육질 몸매는 그저 정치적으로 든든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부풀린 패션용 근육인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웬만한 특전사들이나 운동선수들을 가뿐히 능가하는 괴물급 체력이 아닌가. 아니, 저게 인간의 몸놀림이 맞긴 한가. 저런 근력이 가능하다고? 초자연적인 힘의 주입도 없이?
“나는 신들의 힘으로 강화되었거늘, 어째서…….”
“소용없어. 그 따위 잡스러운 능력.”
메테오와 같은 심판의 정권이 트라하의 심장부와 폐부를 직격했다. 갈비뼈는 그대로 분쇄되어 가루가 되었고 폐 한쪽은 그대로 파열되었다. 그대로 뒤편으로 날아간 그는 천장에 박혀 박제되었다.
‘믿을 수가 없다. 인간이 근력이 이렇게까지 단련된다고?’
죽어가는 와중에 광인은 잠시 생각했다. 저 힘도 설마 초자연계에서 받은 힘인가. 삼손의 경우처럼 히브리인들의 신의 영이 제공한 초자연적인 완력과도 같은가? 하지만 그런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 완력은 순수 인간으로서의 단련된 힘이었다. 주님으로서도 굳이 기적적인 힘을 부여해 줄 필요가 없었다. 처음부터 이 황태자는 신에 의해 가장 빼어난 전쟁 무기로 창조된 걸작품이었다.
그 시각, 랜슨 준장은 작전을 무사히 마치고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는 중이었다.
“다른 사람은 다 몸싸움으로 쉽게 꺾을 자신이 있지만 우리 큰형에게만은 안 돼. 형이 몇 번 힘겨루기로 나한테 비겨준 적은 있지만, 어린 동생이라고 일부러 살살 봐준 거였지.”
“당신이 신체 능력으로 못 이길 정도라면 대체 어느 정도인 거죠?”
“글쎄. 나로서도 그 한계를 잘 모르겠더라고. 아직 전성기라 그런지 마흔 넘고도 계속 강해지더라. 나처럼 몸 쓰는 일이 주업이 아니라 머리만 쓰는데도. 내가 매일 열 시간을 운동한 성과를 하루에 삼십 분만 운동해도 동일하게 이뤄내더라고.”
“그런 정신 나간 재능으로 정식으로 수련한다면…….”
“뭐, 탈인간급이겠지.”
하나님은 곧 능력으로 내게 띠를 두르시며 내 길을 완전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그분께서 내 발을 암사슴의 발 같게 하고 나를 나의 높은 곳들에 세우시며 내 손을 가르쳐 전쟁하게 하시나니 그러므로 내 팔이 강철로 된 활도 부수었도다 (시편 18:32-34).
마지막으로 이어진 다섯 번의 타격이 트라하의 모든 뼈를 분쇄하여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트라하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 행동을 시도하였다. 그는 손가락 끝에 사악한 힘을 모두 응집하였다. 악령의 권능. 알렉시스를 향해서는 언약의 방어력 때문에 직접적인 마력 행사는 하지 못했다. 자기 자신을 향해서는 가능하다.
<폐기되어라.>
그는 그렇게 자신의 생명을 자결로 끝내려 시도하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알렉시스는 신속한 발차기로 트라하의 권능이 응집된 손을 그대로 분쇄해 버렸다. 손가락들이 충격파로 뭉개져 잘려 나갔고 뒤따른 풍압이 경동맥을 꺾었다. 악귀 들린 인간은 그 상태로 기절하여 땅바닥에 비천하게 널브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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