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컨텐츠는 [유료컨텐츠]로 미결제시 [미리보기]만 제공됩니다.
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183회 [2부] 104화. 처단 작가 : PeaceTiger | 등록일 2025.08.27 | 회차평점 0 0

 

 

 

두 사람은 잠시 30분 정도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언제나 의젓한 모습만을 보이다가 아이처럼 감정을 쏟아내었던 황태자는 조금 부끄러움이 들었는지 고개를 돌렸다. 약간 붉어진 그의 얼굴은 몹시 어색해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감정의 장벽은 확실히 허물어진 것 같다. 과거의 아픔들을 다 씻어내고 정리한 덕분에 속에 엉켜있던 상처들은 개운해졌고 더는 새어머니에게 일말의 부담이나 어려움이나 거리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세일린의 마음도 온전한 영적인 치유의 은혜를 입은 덕분인지 전과 달리 선명해졌다. 의심이나 두려움도, 양심의 찔림으로 인한 괴로움도 사라졌고 무엇보다 사람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사랑하는 일에 있어서 용기가 생겼다. 모든 것을 겸손히 내려놓은 삶에서는 더는 위선이나 겉치레나 명예의 가면을 빌릴 필요가 없어지는 법이다. 그 덕분인지 세일린은 이제 옛 친우의 아들을 자신의 품에서 보듬어주는 일을 더는 위축됨 없이 기쁜 심정으로 해줄 수 있게 되었다.

 

 

둘은 미주알고주알 중요한 이야기부터 쓰잘데기 없는 잡담에 이르기까지 죽마고우가 만난 듯 허심탄회하게 모두 쏟아놓았다. 전에는 공적인 관계만을 지녔다면 정말 이번에는 가족이 된 감정이었다. 직전의 담화로 알렉시스가 자기 친어머니와 아버지를 향한 세일린의 친애와 충실함을 깨닫게 되었듯, 세일린은 알렉시스가 자신의 자녀들을 얼마나 귀여워하며 아끼는지를 더 알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이 하나같이 큰형을 잘 따르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 자신이 일부러 그렇게 만든 면도 있었으나, 알렉시스가 단순히 형으로서의 의무감을 넘어 아이들 그 자체를 애틋하게 바라봄은 처음 알게 되었다.

 

 

‘유전은 유전인가 보다.’

 

 

자신과 이본도 그토록 성정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큼 끈끈한 인연으로 단단히 맺어졌다. 그 영향이 유전되기라도 한 것일까. 두 혈통이 천성적으로 서로 끌리는 성향이기는 한 모양이다.

 

 

“자, 이제 슬슬 나가봐야겠구나.”

 

 

“그러네요. 하지만 출구와 입구가 모두 차폐되었는걸요. 외부에서 통로를 뚫지 않는 한 어렵겠어요.”

 

 

자폭 기능이야 초상물질의 공명 효력이 차단되었으니 위험성이 줄었다 해도 여전히 찝찝하긴 했다. 다행히 세일린은 타개책을 지니고 있었다.

 

 

“비밀리에 그 녀석이 남겨둔 탈출로가 있단다. 내가 미리 분석해뒀지.”

 

 

“그럴 거라고 짐작하긴 했어요.”

 

 

세일린은 트라하의 음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정보 쟁탈전에 게을리 임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전략 파트너가 숨긴 모든 비책을 낱낱이 파악하였다. 애초에 장소를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그녀가 관여했으며 미리 이 장소를 분석해두기도 했다. 그리고 트라하의 각종 돌발 행동에 대비해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하였고 나름의 대책을 곳곳에 안비해뒀다. 부비트랩을 설치한 일도 그 일환이었다.

 

 

“확실히 어머니가 이 천한 인간보다는 몇 수 위시네요.”

 

 

알렉시스는 너스레를 떨며 칭찬했다.

 

 

“정면에서 마스터급의 위험 인물을 상대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니 준비성이라도 철저해야지.”

 

 

그녀는 직접 실내를 돌아다니며 숨겨진 열쇠 장치들을 찾아 적법한 패턴으로 재배열하였다. 한참을 신중하게 작업한 끝에 마침내 트라하와 세일린이 준비해둔 비밀 탈출로가 열렸다. 가파른 경사의 꼬불꼬불한 계단으로 암벽 타기 방식으로 이동해야 하는 길이었다.

 

 

“제 등에 업히세요.”

 

 

알렉시스가 어머니에게 제안했다.

 

 

“혼자서도 암벽 탈 수 있단다.”

 

 

“많이 지치셨잖아요.”

 

 

“그건 알렉 네가 훨씬 더하지 않니? 몸도 다친 상태로 무슨 무리를 하겠단 말이니. 아서라.”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세요. 체력으로는 자신 있거든요.”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알렉시스의 체력은 가히 인간 성장의 한계치에 도달한 수준이었다. 그는 에너지를 전부 소진한 상태에서도 정신력만으로 벌떡 일어나 싸움을 할 수 있는 강철 같은 몸의 인간이다.

 

 

“어서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렴.”

 

 

“부탁할게요.”

 

 

대형견이 꼬리를 살랑이며 울먹이는 눈으로 주인에게 애원하는 듯한 그 기세에 못 이긴 여인은 하는 수 없이 그의 어깨 위에 팔을 걸친 뒤 넓은 등을 꼭 붙잡았다. 허세는 아니었는지 과연 알렉시스는 깃털을 든 듯한 편안한 움직임으로 계단 위로 발을 내디뎠다.

 

 

“용케 절 믿어주셨네요.”

 

 

알렉시스는 내심 세일린의 믿음에 놀랐다. 만일 자신이 힘에 겨워 발을 헛디디면 그녀 역시 위험해질텐데. 그런 리스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만큼 아들을 믿는다는 뜻인가.

 

 

“네가 힘들까봐 꺼렸을 뿐이지, 네 힘은 믿는단다.”

 

 

막내인 랜슨은 어린 시절부터 초인적인 신체 능력으로 유명했다. 모든 운동 경기에서 세계 대회 우승자보다 나은 실적을 내는 것은 기본이고 최상위 특공대 요원 열 명 치의 몫을 거뜬히 해내는 근력과 민첩성과 운동 신경까지. 자신이 낳고도 그런 엄청난 인간 병기가 또 있을까 싶었다. 그런 막내아들이 유일하게 우러러보는 것이 이 남자의 신체라. 과연 인간 자체가 강하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나저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니?”

 

 

“어머니는 솜털처럼 가벼운걸요.”

 

 

“아니, 나 말고.”

 

 

그녀는 알렉시스가 허리에 매단 줄을 가리켰다. 그 밑에는 칭칭 결박된 트라하가 기절한 채 끌려오고 있었다. 마치 소가 짐짝을 거칠게 끌 듯이 알렉시스는 제 몸으로 포로를 견인하면서 어머니까지 태우는 가마 노릇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랑 친어머니가 건강하게 낳아주신 덕분이죠.”

 

 

“그래, 이본도 웬만한 남자들보다 건강한 여장부였지.”

 

 

몇 분 간 고생한 끝에 마침내 알렉시스와 세일린은 계단을 통과하였다. 둘은 문 몇 개를 더 넘어 지상에 도착하였다. 우거진 수풀이 사방을 에워둘렀으며 하늘로부터는 희미하게 초승달의 빛이 내려앉았다. 주변에 인가나 불빛이 없어서인지 한적했으며 밤 공기는 조금 서늘했다.

 

 

지친 알렉시스는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고 세일린은 그의 곁에 같이 앉았다. 숨을 돌린 황태자는 일단 트라하를 나무에 결박해두었고 다시금 몸을 회복하며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떼웠다.

 

 

“다친 데 상태는 좀 어떤가요?”

 

 

알렉시스는 땀에 젖은 상의를 다시 벗어 등쪽 상처를 확인 받았다.

 

 

“이런, 무리했는지 피가 옅게 스며나오는 것 같구나. 구조대나 군대가 오면 어서 치료부터 받아야겠어.”

 

 

“회복 속도가 빠르니 괜찮을 거예요.”

 

 

“앞으로는 절대로 전쟁터나 싸움터에 직접 나서지 말렴.”

 

 

그녀는 내심 속상했는지 아련한 손길로 아들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네 몸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란다. 네가 아프면 우리 모두가 고통을 함께 느낀단다. 가족들의 괴로움을 체휼하는 건 너 혼자만이 아니야.”

 

 

“역시나, 어머니도 제 상태를 알고 계셨네요.”

 

 

“브라이틀란트 가의 가주와 적장자가 양아들을 받아들일 때, 적장자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의 오랜 영적 규칙을 나도 잘 안단다. 실제로 너는 동생들을 하나씩 받을 때마다 희생을 치렀지.”

 

 

유타와 엘리어트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알렉시스는 아버지 알폰스를 대신하여 이번 세대의 언약 보조 조항 하나를 서원(誓願)을 통해 추가하였다. 브라이틀란트 가문의 수장은 반드시 자신의 형제들을 보호하고 수호한다. 이 조약에 속박된 알렉시스는 동생들을 위해 자기 생명을 기꺼이 바쳐야만 하는 존재로 하나님 앞에 서약되었다.

 

 

문제는 그때 입양된 자의 숫자가 둘이었기에 알렉시스는 두 명 몫의 희생을 치러야만 했다. 그래서 그는 단순히 맹세 안에 묶인 것을 넘어 실제로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을 획득하게 되었다. 동생들이 아프면 그도 아프고, 그들이 괴로워하면 그도 괴로워하는 무서운 속박이 씌워진 셈이다. 이것은 단순한 공감의 차원을 넘어선 무서운 저주이자 두려운 축복이었다.

 

 

“동생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지켜주면 되죠 뭐.”

 

 

“말처럼 간단히 일이 아니잖니.”

 

 

세일린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니 맏형인 너도 앞으로는 절대 다치지 말아주렴.”

 

 

“노력할게요.”

 

 

사실 지은 죄가 전에 있기에 알렉시스로서는 할 말이 없었다. 3차 대전 때 그가 당한 신체적, 정신적 상처는 영구적인 흉터가 되었고, 부모님과 가족들로서는 그 사실이 매우 속상하였다. 브리튼 언약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때 입은 부상은 막내인 리키를 입양하는 대가로 허락된 희생이기도 했다. 그랬기에 정의로운 명예의 상처인 동시에 그의 마음을 허물어뜨리는 쓰라린 비용이었다.

 

 

“절대로 기 죽지 말고.”

 

 

“아아.”

 

 

새어머니는 못마땅해하는 눈으로 황태자의 어깨를 세게 두드렸다.

 

 

“네 아빠도 그렇고 할아버지도 그렇고, 우린 네가 좋은 가정을 이루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리라고 기대한단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고.”

 

 

“하지만 어머니…….”

 

 

눈이 아래로 축 내려앉았고 넓고 탄탄한 어깨도 같이 가라앉았다.

 

 

“그건 불가능해요.”

 

 

그답지 않은 나약한 말이 흘러나왔다.

 

 

전쟁 때 고문 당한 이후로는 다친 그곳에 미약하게 스치기만 해도 극심한 환상통이 발생한다. PTSD도 견디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이런 상태가 아직 호전되지 않았다. 조건 반사적으로 두려움에 길들여진 그는 아예 성(性)이라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않기로 택했고 조금이라도 생각하지 않고자 모든 위험 요소를 피했다. 여인과는 물론 성적인 호기심도 머릿속에서 완전히 차단한 채 목석처럼 살았다. 공적인 이유가 아니면 여성과의 개인적인 만남도 갖지 않았고 친밀한 스킨십도 거의 갖지 않으려 했다.

 

 

생활하는 데 불편하긴 해도 85% 가량 절단된 부위를 복원 수술할 계획도 아직은 없었다. 비이성적으로 증폭된 무서움 때문이랄까. 정신적인 손상과 그로 인한 도피 본능이 그의 이런 무책임한 태도가 형성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조금 생각하기만 해도 그날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재현되는걸.’

 

 

고통스러운 딜레마였다. 호르몬 생성 기관은 부상에서 회복된 덕에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남들보다 건강한데 그 넘치는 에너지를 무서움 때문에 억제하고 도망치기만 하니 통제되지 않는 고통과 환상통의 충돌로 매일 고뇌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애써 내색하지는 않으나 깊게 새겨진 수치스러움은 지울 길이 없고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자책하며 업신여기게 된다. 남들은 잘만 해내는 평범한 삶,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삶 자체를 포기했으니 자괴감도 상당하고 .

 

 

세일린은 땅 밑까지 가라앉은 알렉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며 갑갑했다.

 

 

‘어휴, 제 어머니랑 아버지가 저렇게 잘생기고 강하게 낳아주셨거늘.’

 

 

평소에 지도자로서 보여주는 그 담대함과 패기와 기개의 절반만큼이라도 사용해서 당당히 아픔을 딛고 이겨낼 것이지. 하지만 저런 나약한 모습도 그의 안에 숨겨진 또다른 이면이니 마냥 책망하기에도 마음이 쓰였다.

 

 

“나랑 약속 하나만 하자.”

 

 

“네?”

 

 

“그렇게 수그리지 말고 당당히 이겨내자고.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넌 그렇게 웅크려도 될 사람이 아니야.”

 

 

어쩐지 약간의 화가 섞인 듯한 엄한 어조의 책망이긴 했으나 동시에 애정이 듬뿍 담긴 충언이었다. 세일린은 알폰스와 달리 아들이 마냥 자신의 책임에서 도망가도록 내버려둘 사람이 아니었다. 공적인 일들만 책임인가?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선한 가치관을 지켜내는 책임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충분히 잘 해왔고, 이제는 자기 자신을 돌보고 고칠 책임도 직면해야 한다.

 

 

“게다가 더는 그 악당들의 흉계도 없으니 두려워해야 할 이유도 없지. 너도 어서 잘 회복해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안정을 얻어야지.”

 

 

알렉시스는 반문하지 못한 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사실 그가 사상적으로 독신주의인 것은 아니었다. 주님의 창조 섭리대로 건실한 가정을 이루는 일의 존귀함을 인정하기도 했고. 하지만 자신에게는 쉽지 않은 걸 어찌하랴.

 

 

“알아요. 저에게 언약의 수호자로서 책무가 있다는 사실은.”

 

 

황실의 다른 자손이 짝을 맞는 건 경사이기는 해도 부차적인 문제다. 가문의 일원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시민들이 온 관심을 기울이는 사안은 단 하나, 제국의 후계자가 후사를 얻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수백 년간 제국의 축복은 그 길을 통해서 확장되어 왔다.

 

 

“저도 무책임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니, 노력은 해볼게요.”

 

 

정 어려우면 입양이라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연 순탄하게 해결될까. 이미 자신의 대부터 언약의 장래는 투명성 면에서 꼬이기 시작했다. 불편한 진실을 숨기고 있는 알렉시스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 무거운 짐에 눌리지 말고 네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고 즐겁게 해. 우리가 바라는 건 네 기쁨이지 언약으로부터 얻는 유익 같은 게 아니야.”

 

 

부담스럽기는 해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져 고마웠다.

 

 

“대신 우선은 제가 동생들 먼저 챙기도록 할게요. 그 아이들도 이제는 어머니 말대로 안정과 기쁨을 더 얻어야죠.”

 

 

“그렇게 하려무나.”

 

 

세일린 말대로 황실의 자손들이 짝을 얻는 데 있어서 가장 방해가 되었던 위험물은 두로와 에돔의 후손들과 그 일련의 무리였다. 수 세기에 걸쳐 그들은 갖가지 술책으로 은밀한 연혼을 시도했었고 이를 통해 견고했던 황실을 무너뜨리고자 노력해왔다. 당장 세일린과 이본부터가 그런 음모들의 희생자였으니 무얼 말하겠는가.

 

 

달리 말하면 이제는 고민이 잠시나마 사라졌고 마음껏 좋은 선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후일에 다시 힐렐이 비슷한 계책으로 공략을 시도하겠지만, 당장은 그렇게 할 수 없겠지. 이 기회에 장성한 황실의 후손들을, 특별히 황자들의 삶을 가정 안에서 든든히 굳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저는 맨 마지막 순서로 미뤄주세요.”

 

 

“좋아. 대신 너도 약속을 깊이 생각해주렴.”

 

 

알렉시스는 속으로 잠깐이나마 어머니의 오지랖으로부터 보호될 시간을 벌었다고 여기며 안도했다. 나중에 알게 될 일이긴 한데 그에게 주어진 유예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

 

 

 

 

 

얼마 후 열 기 정도의 가디언엔젤들이 당도했다. 그들은 트랜스포터 플랫폼의 원반형 호버크래프트 비행 유닛을 한 기 대동하고 있었다. 군대의 도착은 아직이었다. 알렉시스가 창조한 인공지능들의 수색 속도가 통상의 시스템을 아득히 초월하였다는 방증이었다.

 

 

“일단 먼저 돌아가서 쉬세요, 어머니.”

 

 

알렉시스는 세일린 먼저 복귀할 것을 부탁했다.

 

 

“그럼 알렉 너는? 너야말로 치료와 회복이 필요한데?”

 

 

“아뇨, 잠시 이곳에서 보아야 할 작업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황태자로서의 공적인 임무이다. 세일린으로서는 차기 황제의 권한과 의무에 관여할 자격이 없었다. 이를 인지한 세일린은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잘 마치고 돌아오렴. 너무 무리하진 말고.”

 

 

“네.”

 

 

알렉시스는 가디언엔젤들에게 명령했다.

 

 

“황후 전하를 안전히 호위해서 근처의 처소로 모셔드려. 그리고 너희도 여기서 일단 물러나줬으면 해. 급히 볼 일들이 있으니까.”

 

 

{알겠다.}

 

 

{알겠습니다, 황태자.}

 

 

그렇게 세일린은 로봇들의 호위를 받으며 퇴각하였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뒤에 남은 알렉시스의 등을 멀찍이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슬슬 나오시죠.”

 

 

가디언엔젤이 관측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 멀어졌다고 판단한 알렉시스는 숲 쪽으로 고개를 돌려 누군가를 호출하였다.

 

 

“산달폰.”

 

 

이에 수풀 뒤에 숨어 있던 한 젊은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네요, 알렉.”

 

 

“나도요. 하지만 의외군요. 이곳에는 당신이 무슨 볼일이죠?”

 

 

이에 흑발의 젊은이는 어깨를 으쓱였다.

 

 

“트라하 폰 바이스하우프트의 뒤를 추적해왔습니다. 그가 호주 대륙에 도착한 시점부터 미행하고 있었죠.”

 

 

두 사람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을까? 알렉시스는 궁금증을 목 뒤로 삼켰다. 일정 부분 추론되는 바는 있었으나 당장 들추고픈 마음은 들지 않았다.

 

 

‘트라하는 최근 내란의 조짐이 돌던 시기에 세계의 주요 지점들과 비밀 장소들을 순회했다. 테디가 있던 한반도 쪽도 거쳤고.’

 

 

저자로서는 나름 비밀스럽게 운행했으리라. 일단 마스터라 불릴 정도로 지략가이기도 하고 거대한 재정과 자원들을 운용할 수도 있던 인간이다. 방대한 초상물질들을 단기간에 옮길 정도로 강력한 큰 손이란 말이지. 그런 거물을 일개 산달폰 같은 청년이 추적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무리 산달폰이 최근 유대인들 사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은밀히 키우는 중이라 해도 그렇지.

 

 

“가디언엔젤 중 일부의 도움을 받았겠군요.”

 

 

“맞아요.”

 

 

비블로스에게 핵심부의 코어를 넘기라는 제로스의 제안에 모든 가디언엔젤이 동참했던 건 아니다. 두 자리 수 이하의 적은 수효이긴 해도 그들은 제로스의 연극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은밀히 행동했다. 그리고 그들의 파트너들은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서도 유대인들의 복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는데, 아무래도 그 영향인지 이 독자 노선의 가디언엔젤들도 정통 유대인들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던 모양이다.

 

 

“당신의 행동 노선에 관해서는 책문하지 않겠습니다.”

 

 

알렉시스도 오늘만큼은 더 피곤해질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나저나 대단하시네요, 알렉.”

 

 

“무슨 뜻이죠?”

 

 

“가짜 유대인과 진짜 유대인들을 구분할 시금석을 만들어달라. 그 증거물을 찾아달란 제안 말이예요. 저로서는 그런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거든요. 확실히 차기 황제는 다르긴 하네요.”

 

 

아첨인지 칭찬인지, 아니면 조소인지 모를 묘한 어투였다.

 

 

“설마하니 저 쓰레기 같은 인간의 술책을 역이용하여 그들을 스스로 자폭시킨다는 발상이 나올 줄이야.”

 

 

“그건 내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산달폰.”

 

 

“아무려면 어때요. 결과론적으로는 당신이 이룬 위업이 되었죠.”

 

 

알렉시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비록 자주 보지는 못해도 산달폰을 친구라고 생각하긴 했다. 그런데 오늘의 그에게서는 위화감이 들었다. 지난 번 이슬람 때도 그렇지만, 어쩐지 또다시 자신이 그에게 이용을 당한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이상하게도 불쾌감이 들었다.

 

 

‘내가 과민한 것이겠지?’

 

 

석연치 않은 기분을 삼키던 알렉시스에게 산달폰이 정중히 악수를 청했다.

 

 

“감사의 뜻을 전할게요, 황태자 전하.”

 

 

이번에도 이유 모르게 말려든 알렉시스는 찝찝한 기분으로 악수를 받아주었다.

 

 

“잠시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그건 어떤 부탁이냐에 따라 달려있죠.”

 

 

“큰 소원은 아니예요. 단지 저기 저 사람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요.”

 

 

산달폰은 묶여 있던 트라하를 가리켰다. 마침 그는 기절한 상태에서 벗어나 의식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알렉시스가 반쯤 죽여놓은 탓에 심한 부상을 입은 그는 고통으로 신음하며 호흡을 옅게 고르는 중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공권력을 갖지 못한 일개 일반인이다. 그런 산달폰이 현재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을 자신이 직접 대면하겠다고? 군대와 경찰이 도착하지만 않았다 뿐이지 이곳에 최고 권력자인 알렉시스 황태자가 있는 이상, 범죄자에 대한 처우는 전적으로 알렉시스의 통제 아래에서 이뤄져야 한다.

 

 

통상의 원칙대로라면 알렉시스가 산달폰의 부탁을 들어줘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의구심과 호기심이 그의 절제를 이겼다.

 

 

‘궁금하다.’

 

 

유대인들 가운데 가짜들이 있다는 진실을 폭로해준 장본인도 산달폰이었다. 이슬람을 멸망시키리라는 비전과 소망을 마음 속에 심어준 인간도 그였다. 그래서인지 저 가짜 유대인들의 대표와 진짜 유대인들의 대표가 만났을 때 어떤 비밀의 상자가 열릴지 호기심이 솟구쳤다. 알렉시스는 자신이 원칙대로 행하지 않으려는 유혹 속에 휘말리는 것에 경계심을 느꼈다.

 

 

“잠시만 허락하죠.”

 

 

알렉시스는 충동적으로 판단한 자신을 질책했다. 하지만 이미 신의를 걸고 약속한 말을 뒤엎을 수는 없었다. 그는 별 일이 없으리라고 안주하며 산달폰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설마 어떤 일이 생기기야 하겠는가.

 

 

“이런, 이런.”

 

 

흑발의 청년은 나무에 묶인 중년의 남자를 내려다보며 조소하며 혀를 찼다.

 

 

“세상을 쥐락펴락 하셨던 천하의 트라하 폰 바이스하우프트께서 이런 몰골로 계시다니, 유감이네요.”

 

 

“너는?”

 

 

트라하의 한 쪽 눈가가 꿈틀거렸다. 그는 어딘가 모르게 산달폰에 대해 짐작하고 있는 눈치였다. 물론 산달폰이 유명인인 트라하를 아는 건 이상한 것이 아니다. 또한 산달폰도 알게 모르게 정치적 영향력을 비밀리에 키우는 중이니 트라하 역시 그에 대한 정보를 이미 접했을 수도 있다.

 

 

‘완전한 구면은 아닌 것 같은데?’

 

 

알렉시스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기분이 어때요?”

 

 

산달폰은 트라하에게 말했다.

 

 

“그토록 애를 써가며 치밀하게 감추었던 비밀들을 폭로하면서까지 당신이 얻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죠?”

 

 

“네놈.”

 

 

“그게 그렇게까지 가치 있던 것이었나요?”

 

 

산달폰의 질문에는 뼈가 실려 있었고 은은하게 경멸이 녹아 있었다.

 

 

“난 당신 같은 사람이 참 가증스러워요.”

 

 

청년은 피식 웃으며 독백했다.

 

 

“우리 민족이 만일 멸종의 위기를 겪게 된다면 그건 당신 같은 사람 때문일거야, 그렇지?”

 

 

산달폰이 드러내는 증오심에는 뭔가 모르게 설명하기 어려운 집념이 내포되었다. 혐오감. 그렇다. 그것은 동족에 대한 혐오감이었다.

 

 

“내 어머니의 민족은 당신 같은 거짓말쟁이 때문에, 굴러들어온 돌 같은 미꾸라지들 때문에 모함을 당했지. 항상 그런 식이었어. 범죄란 범죄는 당신들이 모두 저지르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증오의 화살은 우리 몫이었어. 너무도 불공펴하지. 하지만 이젠 알겠어. 그게 바로 이 세상의 배후에서 다스리는 그 악한 영의 지배 방식이란 걸. 그는 가짜들을 만들어 혼잡한 상황을 창조하지. 그리고 그것을 명분 삼아서 진짜들을 향한 증오심을 부추겨. 당신은 그의 꼭두각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트라하는 산달폰의 은은하면서도 맹렬한 증오의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주춤하였는지 꿈쩍도 하지 않고 반문을 멈추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를 직감하는 듯 했다. 눈앞의 청년에게서 느껴지는 기시감의 정체. 그의 본능은 이미 그 답을 말해주고 있었다. 몸에 심겨진 초상물질들 중 자신의 유전자에 공진하도록 설정된 것들이 존재한 덕이었다.

 

 

“그러니 오늘 벌어진 모든 범죄는 순전히 당신 몫이다? 우린 지쳤어. 더는 우물에 독을 풀어놓은 잡족으로 몰리는 건 사양이야. 그러니 가짜는 우리 손으로 결자해지하도록 하지.”

 

 

알렉시스는 뭔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손을 뻗었다.

 

 

“잠시만, 산달폰.”

 

 

그러나 항상 애꿎게도 가장 결정적인 때에 일이 어긋나는 법이다. 무리하게 몸과 두뇌를 쓴 피로의 여파가 갑작스레 도졌고 알렉시스는 등의 통증과 팔다리의 근육 저림으로 인해 잠시 몸을 움직이기 어렵게 되었다.

 

 

“으윽.”

 

 

그걸 노린 건지 아니면 그저 우연인지는 모르겠다. 산달폰은 옷 속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소리 없이 신속히 꺼냈다. 그것을 본 알렉시스와 트라하 모두의 눈이 크게 확대되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얼굴을 보여드리네요.”

 

 

산달폰의 입가에서 이제 조소의 웃음기마저 깨끗이 사라졌다.

 

 

“내 생물학적인 부친.”

 

 

“잠깐! 멈춰!”

 

 

알렉시스가 다급하게 외쳤다.

 

 

타아앙.

 

 

그가 미처 움직여 막기도 전에 산달폰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트라하의 뇌수를 정통으로 뚫었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이번에는 악령들의 개입도 없었다. 한때 악의로 충만했던 악인의 육체는 너무도 허무하게, 순식간에 기약도 없이 스러졌다. 초라하고 비련하고 어처구니 없는 최후였다.

 

 

 

 

 

 

 

 

[저주 받은 자여, 나와 아버지의 거룩한 임재를 떠나 마귀와 그의 천사들을 위해 예비된 영존하는 영벌의 불로 들어가라.]

 

 

 

 

 

 

 

 

산달폰은 시체를 바라보며 쓸쓸하게 중얼거렸다.

 

 

“이것으로 마무리네.”

 

 

분개한 알렉시스는 뒤늦게 산달폰에게서 총을 빼앗았다.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네, 네, 법대로 처우를 받겠습니다. 황태자 전하.”

 

 

산달폰은 더 원도 없이 개운하다는 듯 두 손을 들어 항복의 의사를 표해다. 몹시 못마땅한 얼굴로 알렉시스는 화를 참았다.

 

 

“부탁 하나만 더 할게요, 알렉시스.”

 

 

어린 청년은 넉살 가득한 표정으로 여유로이 상대를 농락하였다.

 

 

“트라하의, 그러니까 내 생물학적 부친의 범죄와 그 일당의 죄에 대해서 억울한 유대인들이 같이 휘말려 대중의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도록, 잘 부탁드릴게요. 이래봬도 저는 제 어머니의 민족을 사랑하거든요. 그들 사이에 몰래 끼어든 저런 가짜들은 빼고요.”

 

 

이런 말을 꺼내는 산달폰의 얼굴에는 알게 모르게 자기 경멸의 복잡한 감정이 어려 있었다. 그는 자신 속에도 저 가짜의 피가 절반만큼은 흐른다는 사실을 불쾌해하는 것 같았다.

 

 

“산달폰.”

 

 

알렉시스의 억제된 분노는 그의 얼굴 위에 엄중한 심판관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산달폰을 더 책망하는 대신에 그의 총을 두 손으로 쥐어 강한 악력으로 부러뜨렸다.

 

 

“오늘 일은 모르는 것으로 합시다.”

 

 

황태자는 총의 잔해를 땅에 던진 뒤 손을 털었다.

 

 

“트라하는 제가 처형한 겁니다. 국가를 수호할 의무를 지닌 지도자이자 황태자로서, 세계를 위협하고 황족을 살해하려 한 테러리스트를 즉결 처형하였다. 그게 여기서 벌어진 일입니다.”

 

 

산달폰은 그의 그 뜻을 알아들었는지 식은땀을 흘리며 웃음으로 답했다.

 

 

“잘 이해했습니다, 알렉.”

 

 

“그러면 당장 돌아가세요.”

 

 

산달폰이 그 자리에서 멀어지자마자 하늘로부터 일단의 가디언엔젤 군단과 브리튼 정규군의 무인 드론 부대가 강림하였다. 그들 뒤로는 비블로스의 거대한 본체가 거체를 드리웠다. 사방에서 지상군 특수 요원들도 몰려 들었다.

 

 

“황태자 전하다.”

 

 

“범죄자는 사망. 현장에 남은 건 황태자 전하 한 명과 민간인 하나뿐이다.”

 

 

알렉시스는 나직이 비블로스에게 말했다.

 

 

“민간인은 아무 상관 없이 휘말린 피해자다. 그냥 조사하지 말고 내버려둬.”

 

 

비블로스는 모든 정황을 이미 읽은 마당이기에 멈칫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주인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알겠습니다. 알렉시스님.}

 

 

알렉시스는 잠시 현장 조사를 지휘하겠다고 명했다. 이에 비블로스를 필두로 군 요원들이 트라하의 지하 벙커 전역의 수색과 파헤침을 개시했다. 남은 초상물질들의 확보, 그리고 트라하가 숨겨둔 안배들에 대한 최후 점검까지, 전후 처리가 생각보다 많았고 그것을 직접 보면서 확인하고 싶었다. 알렉시스는 다친 상태에서도 일의 책임을 내려놓지 않았다.

 

 

‘뜻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이건 이거대로 나쁘지 않군.’

 

 

트라하를 심문해서 그들의 진실을 모두 토설케 하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장로들의 신변도 모두 확보했고 탈출한 이들도 곧 잡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차피 트라하 한 명 없다고 알렉시스가 계획한 ‘키메라의 몸통 죽이기’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으리라. 게다가 세일린과 관련해 허튼 소리를 떠벌릴 유일한 사람이 죽어버리기도 했고, 차라리 잘 됐다.

 

 

‘어머니와 직접적으로 소통한 저쪽 진영의 사람은 트라하 밖에 없어. 나머지 간부들의 경우 간접적으로 어머니가 트라하 쪽에 심어둔 간첩들을 통해 접촉하셨을 테지.’

 

 

그나마 그런 자들마저도 트라하가 마지막에 모두 토사구팽하여 죽였으니 어머니의 불명예가 될 요소들은 완전히 지워진 셈이다.

 

 

“알렉시스!”

 

 

비블로스 안에 탑승하였던 황제가 내려와 아들에게 달려갔다.

 

 

“아버지, 무사하셨군요.”

 

 

“이 녀석아,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지.”

 

 

알폰스는 크게 안도하며 아들을 품에 안았다.

 

 

“주님께 감사를! 아들아, 다시는 무리하게 나서지 말렴.”

 

 

“걱정시켜드려서 죄송해요, 아버지.”

 

 

알폰스 역시 왜 아들이 트라하의 뻔한 함정 속에 들어갔는지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알렉시스와 같은 이유로 인해 더는 거론하지 않았다. 세일린의 역할이 훌륭히 마무리되었다. 수백 년을 싸워왔던 숙적도 멸해졌다. 그들에 대한 처우는 아들이 지혜롭게 알아서 하겠지. 그러니 더는 문제를 키울 이유도 없으니 깔끔하게 씻어내리라.

 

 

“이젠 잘 마무리했으니 어서 돌아갑시다, 아버지.”

 

 

“그래, 당장 가서 몸부터 점검받자꾸나. 마침 벡스터 박사를 호출했다.”

 

 

“네, 간만에 선생님께 좀 혼나겠네요.”

 

 

두 사람을 태운 전용기가 폐허가 된 벙커의 잔해를 벗어나 상공으로 비상했다.

 
찜하기 첫회 책갈피 목록보기

작가의 말

.
이전회

182회 [2부] 103화. 용서받은 여인 (3)
등록일 2025-08-25 | 조회수 78

이전회

이전회가 없습니다

다음회

184회 [2부] 105화. 사탄의 절대반지 (2부 完)
등록일 2025-08-29 | 조회수 60

다음회

다음회가 없습니다

회차평점 (0) 점수와 평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단, 광고및도배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